인간의 길 - 나를 바로세우는 사마천의 문장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마천의 <사기>는 역사서의 고전이다. 중국의 역사를 다루기는 하지만 역사서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사마천이 어떻게 <사기>를 쓰고, 마무리 지었는지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다. 사마천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2000년 전쯤의 시대를 살았다. 젊은 장수 한 명이 적국인 흉노에서 군사를 훈련 시키고 있다는 소문에 한 무제는 그의 가족을 처형하고 그를 옹호한 사마천도 반역자로 사형을 시키려고 했다. 이때 사마천은 죽음보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받겠다고 청했다. 궁형은 남성을 거세시키는 형벌이었다. 궁형으로 인간적인 모멸감과 수치를 받았지만 목숨을 부지했던 사마천은 결국 <사기>를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해 냈다. 개인에게는 수치였지만 인류사의 위대한 업적이 되리라는 걸 알았을까, 그 때의 사마천은.

 

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에서 저자가 뽑은 고사성어와 명문장들과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그것을 인간이 어떻게 살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자신을 어떻게 드러낼 지에 관한 4가지 주제로 나눠서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사마천에 관한 대가로 알려졌다. 또 지금은 <사기>를 완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인간이 인간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처신해야 하는지를 <사기>를 통해서 말하고 있다. 고사를 통해 인간관계의 지혜를 배우고,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한 고민을 하도록 한다. 한 일화를 예를 들면, 진나라 말기, 진승이라는 머슴이 봉기를 일으키며 했던 말이 우리가 사극에서 종종 들었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는 말이었다. 근래, 재벌집 자제들의 갑질과 특권 의식이 사회적 비난과 비판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신분제 사회보다 평등해 진 듯 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더 곤고해진 신분제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저자는 민중의 진정한 힘이 자각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 생활은 인간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을 할 수 있겠다.

 



<사기>는 무려 526500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쉽게 읽을 책은 아닐 것이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볼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을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 아쉽더라도 이렇게 2차 자료로 위대한 업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 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일화나 성어에 대한 해석이 저자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직접 도전해 본다면 멋진 경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