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관련된 그간의 논쟁은 주로 창조론인가 진화론인가에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반박의 대상은 진화론이었고, 진화론의 허구성과 비과학성을 밝혀내려는 노력이었는데, 이 책은 창조론, 그중에서도 흔히 창조과학이라고 불리우는 주장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창조과학, 주로 대홍수론과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측의 주장이 비과학적이고 오류로 가득한지를 밝히며 과학적인 접근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책의 중, 후반부에서 단도적으로 박창성 목사와 이재만 선교사라고 특정하여 비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신학자도 아니고, 지질학자도 아닌 평범한 크리스쳔이다. 이전에 창조과학과 관련된 자료들을 조금 접해봤고, 이재만 선교사의 <창조과학콘서트>, <노아홍수콘서트> 등의 책을 읽어 보았고, 이 책도 읽게 되었다. 비전문가인 개인의 입장에서 더 공감되고 설득력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재만 선교사 측의 주장이다. 내 생각과 느낌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고, 더 관련 서적과 자료들을 통해 다듬어야 하겠지만, 지질학적 변화들이 단순히 오랜 시간의 산물일 것이라는 것보다 격변에 의해서 생겼다는 것이 더 그럴 듯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우연’이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시간의 간격을 필요로 하는 진화론의 주장이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랜드 캐니언을 비롯한 지질학적 현상과 다른 현상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성경의 관점으로 과학을 볼 것인가, 과학의 눈으로 성경을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편협할 필요는 없지만, 타협해서도 안되는 것이 믿음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책의 대부분을 창조과학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주장인 다중격변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다. 다른 책에서 충분히 주장했는진 모르지만 말이다. 현재 수준에선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때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은 비과학적일 때도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꼭 <창조과학콘서트>나 <노아홍수콘서트>도 읽어보고 비교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