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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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친구를 기다리다가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손에 들었다. 꼬마 요정같은 그림과 은은한 파스텔 톤의 색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지루함도 잊은 채 책에 폭 빠져 버렸을 때 친구가 무척이나 미안해하며 왔다. 다른 때 같으면 툴툴거렸을 텐데 그 친구가 너무나 예뻤다.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까.

다 읽은 책은 어지간해서는 구매를 안 하는데, 바로 카운터로 가서 구매를 했다. 지금도 생각날 때면 책장을 들추곤 한다. 그림도 이쁘지만 삽입된 글귀 하나하나가 책장을 넘기면서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가슴에 남는다. 언제부터인가 지인들의 기념일에 꼭 선물로 챙기는 책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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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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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한 소설을 만났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책. 정말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재미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지. 설사 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간결하게 자기의 상상력을 표현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각각의 단편들이 장편을 쓰면서 짬짬이 긴장감을 잃지 않기 위해 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일찍 책을 구입한 탓에 상상력을 키워 주는 CD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개미’를 읽으면서도 이 작가 정말 큰일을 낼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그 넘쳐 나는 상상력에 연거푸 놀라울 따름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단순한 공상이 아닌 실재감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명확한 문장 역시 읽는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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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고 싶은 비밀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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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호기심이 듬뿍 일어나는 제목이다. 절로 책장에 손이 머무르는.

비밀이란 것은 다른 사람이 모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일일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이중적인 비밀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책에서의 은결이의 비밀은 안타깝고 애처롭기만 하다. 정말로 확 들켜 버리면 간질거리는 속이 시원할 것만 같다. 은결이의 발에 박힌 작은 유리 조각이 빠져 버리는 것처럼 조금은 아플지언정 앓던 이 빠지듯 얼마나 후련할까.

작가 선생님의 눈에는 아이들의 마음도, 부모님의 마음도 너무나 쏘옥쏙 잘 보이나 보다. 애정과 사랑은 충만하나 자칫 모르고 지나치는 많은 문제와 비밀들이 세상엔 얼마나 많을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들키고 싶은 비밀들을 지닌 아이들의 속마음을 조금만 빨리 어른들이, 부모님들이 눈치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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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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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선정 도서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기 전, 삼성 문학상으로 선정되었다 해서 오래 전에 읽은 책이다. 주제를 아우르는 힘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후에 다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역시 좋은 책은 다시 읽어도 읽는 맛이 남다르다. 다시 읽어도 따스함이 물씬 전해진다. 아이도 아이지만 삭막한 일상에서 동심과 주변에 대한 정다운 마음을 잃어 버린 어른들에게 더욱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불우한 환경이지만 버려진 개에게도 온정을 베풀 줄 아는 송화,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신명나게 마지막 굿을 장식하는 송화의 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 읽는 이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 준다. 통일, 전통 문화와 같은 굵직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동화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달님이 무엇을 안다고 하는지 토론을 해 봐도 재미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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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 동화 속에 숨겨진 사랑과 인간관계의 비밀
웬디 패리스 지음, 변용란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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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좋아하는 나는 스무 살이 훌쩍 넘었지만 간간이 동화책을 사서 읽곤 한다. 읽어 보고 좋은 책은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들에게 선물로 주곤 하는데, 조카들도 이모가 골라 준 동화책을 제법 재밌게 읽어 나를 흐뭇하게 한다. 간혹 조카들의 책장에서 어린 시절 즐겨 읽던 동화책을 빼들어 아련한 향수에 젖어 가며 읽기도 하는 내게 <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는 절로 손이 가는 책이었다.

제목이 주는 호기심이 나를 사로잡은 이 책은 무엇보다 예쁜 책이다. 한 때 유행했던 자물쇠가 달린 색 고운 일기장처럼 페이지 페이지마다 화려하고 편집 또한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삽입된 그림은 어쩜 그리도 순정 만화에 나올 듯한 소녀풍이던지... 앉은 자리에서 부담 없이 가볍게 술술 읽혀지는 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를 현대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면에서도 좋았다.

동화 속의 여리디 여려 보호를 필요로 하던 공주들을 스스로 자기의 삶을 설계할 줄 아는 신여성으로 그리고 있다는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읽힌다. 동화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석과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사랑과 대인 관계에 대한 법칙들 역시 흥미롭게 읽힌다. 특히 신데렐라 편의 '진정한 자신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긴다 해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라는 문구는 가슴에 다가온다.

아쉬운 점은 동화를 재해석한 다른 여타의 책들에 비해 예쁘다는 것 외에는 기억에 남는 게 없다는 면이다. 어릴 적의 아련한 향수나 독특한 관점에서의 재기발랄한 재해석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심심하기 그지없는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형을 항상 품에 안고 다니던 어린 시절 내 친구이기도 했던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엄지 공주의 좀더 성숙된 모습들이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게끔 한다. 성년의 날, 이제 성인이 되는 내 어린 친구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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