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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육필 시 노트 : 사랑 - 마지막 戀歌 외 15작품 수록 ㅣ 박목월 육필 시 노트
박목월 지음 / PICKAPEN / 2024년 4월
평점 :
절판

박목월 시인의 노트를 보면서 시인의 필체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3자같은 치읓에 미소가 띄어지고 쭉쭉 그어버린 뒷 글씨를 읽으면서도 그어진 뒷 시구가 마음에 박힌다. 그렇게 시인의 눈처럼 나의 눈은 함께 고뇌하고 되뇌이게 되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이것이 바로 박목월 시인의 사랑 노트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복원본의 감성이다.
미공개된 시. 그 매력에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노트 선위에 세로로 시를 적어 내려간 그 글귀에, 비어있는 노트 한쪽 자체도 시인이 잠시 쉬며 숨고르기로 느껴진다.
꽃그늘아래서 라일락, 그리고 아가외나무(산사나무) 그늘 아래서 박목월 시인은 시를 적고, 틀린 곳에 줄을 긋고 작은 동그라미 점으로 마무리를 지었다가 다시 노트 한장을 넘겨 다시 적어본다.
보라색 라일락 나무 아래서 시를 적어본다. 꽃그늘아래서의 시들을 읽으면서 과거, 옛날, 지나간 것들, 가버린 것들을 꿈꾸지 말라는 말에 괜시리 더 고통이 사뭇친 듯하다. 현재도 아닌 미래를 생각하자며 애써 그 아픔을 누르고 있다. 아마 현재도 고통스럽기 때문이겠지! 꽃펴올 시간의 미래를 그리며 라일락 꽃 사이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조차 목을 드리워 높이 바라보며 더 먼 미래를 원하는 것이 고통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적고선 뒷장에는 아가외나무로 바꿔본다. 아가외나무 아래서 당신을 사모했읍니다.의 고백으로 시작하여 눈물겨운 마음이 하늘에 그려보는 당신의 모습으로, 도저히 하늘을 보다 속절없이 터져나오는 고백은 하얀 아가외나무 꽃처럼 무결하듯 쏟아내진 듯하다. 하지만 그마져도 꿈이라는 것을 다시 체념하듯 돌아오고 흩어진 구름처럼 사라지는 감정을 표현한 듯하다.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흩어지는 구름을 볼때면 이 시구가 떠오르겠지 싶다.
가둬뒀던 기억, 추억, 슬품, 그리움, 등 수많은 감정들이 이 시를 읽는 내내 떠오르고 흘려보내고 구름처럼 흩어져 버리듯 하늘을 바라본다. 박목월 시인이 아직까지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이런 감정을 끄집어내 현재 시점에서 읽는이의 감정을 쏟아내게 하기 때문아닐까!
고뇌하며 적어내려간 노트 한 줄 한줄마다 함께 읽으며 위로받고 위로하는 노트로 자리 맺음 하기에 이번 원본을 복원한 복각본 박목월 시인의 사랑 또한 소장하게 된다. 지금 박목월 시인의 육성으로도 그 감성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