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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예술 : 해석과 감상 - 래퍼 테이크원의 정규 2집 《상업예술》에 대하여
이선화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의 영화를 읽는다. 그리고 상업예술을 소리로 들어 본다. 리듬은 몸을 움직이나 가사는 마음을 울린다. 태어나서 갖게 된 삶에서 가장 아프고 나를 바닥까지 바라보게 하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랩이란 장르로 듣고 있는 지금의 시간이 전혀 어색하지않다. 상업예술 해석과 감상을 읽고 랩을 들으면서 이선화 작가의 마음을 알 것같다. 왜 이렇게 힙합 앨범이 책이 되도록 적어낼 수 밖에 없었는지... 들리는 가사마다 공감된다. 나 또한 살아오면서 겪던 수많은 감정들이 태풍처럼 밀려옴을 느낀다. 인생에서 있었던 순간순간들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랩 가사를 통해 위로 받는다. 상처 받아 마주하고 싶지 않아 감춰 눈물고인 썩은내 진동하는 아픈 상처를끄집어내 분노하고 소리지르게한다. 난 순간 랩퍼가 된다. 흔들거리는 몸의 움직임. 정자 트랙에서 멈춰 불러본다. "그대와 심장이 얽힌 사이가 되고 싶다. 끈질기게 물론 그대는 고개를 돌리겠지만" 그렇게 이별이 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다. 그렇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매달렸다. 사랑이라 믿었고 그것이 사랑이라 생각했기에 상처를 받아도 상처인줄 모랐고 그 모든것이 다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마음 편했다. 그렇게 내가 곪아가는지 몰랐다. 나를 바라볼 수 없었기에 그저 나는 너를 바라보는것으로 나를 바라본다 생각했기에 너가 나였기에. 그때의 심장 터져버리는 순간을 느껴봤기에 가사의 웃는다, 울면서 웃는다의 뜻을 깊이 헤아린다.
아, 이선화 작가가 왜 그리도 극찬으로 모자라 해석과 감상을 적어 내야 했는지 이해된다. 지금까지 내가 알아온 그 어떤 가사들보다 상업예술이 들려주는 인생 한 부분이 이렇게 가슴 아리게 다가올 수 있는 가사가 있었던가 싶다. 정자 다음의 트랙 가좌, 종착을 통한 평화에 치닿는 분노를 넘어선 자유. 그렇게 듣고 읽으며 내 젊은날의 아픈 사랑을 끄집어 내 다시 치유한다.
래퍼 테이크원을 알게 하고 그의 목소리 너머 들려온 랩 한 부분이 담아둔 젊은 날의 한 부분을 토해내게 하다니. 이것이 상업예술의 힘 그가 가진 진정한 예술 아니던가! 그리고 그것을 너머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해석과 감상으로 적어낸 작가 이선화의 글을 통해 미처 바라보지 못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보여주었기에 래퍼 테이크원이 전하고자 한 상업예술을 더 가까이 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