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패러독스 1
해월 지음 / 포르투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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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청소년기 남녀공학 학교 생활은 나에겐 그리 달갑지 않았다. 한창 예민하던 시기. 초등학교 이후 중3에 갑자기 남녀공학으로 바뀐 중학교 시절. 남자 짝꿍이 왠 말인가! 그나마 책상끼리 붙어 있을 뿐 1인용 책상이라 위안을 얻는다. 쭉 둘러보면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우리때 날날리로 나뉘어서 끼리끼리 앉아서 수다마당을 펼치고 그 속에서 난 다음수업 책을 펼친다. 아직은 성숙하지 못했던 시기라 첫사랑이란 것도 모르겠고 동갑 친구들은 나보다 수준히 낮은 동생으로 보이니 아무래도 난 오빠를 좋아할 팔자인가 생각도 해본다. 여자친구들과 있을 때보다 남여 합반을 하고 나니 교실은 더 정신이 없고 시끄럽다. 소리도 한층 커져서 학교를 다니는 건지 공사장에 와서 공부를 하는 건지 지금의 시간이 휙 지나 여자들만 있는 고등학교에 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상호 패러독스의 알콩달콩한 가슴떨리는 로맨스를 꿈꾸던 시간이 내겐 없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듯 상호패러독스 한마디 한 대사가 내게는 몽글몽글하다. 자신의 감정을 모르고 상대방에게 고백하는 것도 어색해서 미루고 미루다 엊갈리고 상처받고 본이 아니게 상처를 준다. 작은 것에도 의미가 부여되고 그 만큼 그 순수함에 눈물짖게하는 상호패러독스 나같이 여고를 나와 늦은 첫사랑을 시작한 나에게는 이런 달콤한 로맨스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꿈에서 헤어짐을 통보받고 가슴 찢겨지듯 아픈 상처가 현실에선 다시 이어지지 않도록, 무의식까지 장악한 그 설레임과 아픈 사랑을 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살면서 그런 애닮는 감정을 언제 받아볼 수 있겠는가 싶다.

상포 패러독스를 읽는 내내 청춘드라마 한편을 본듯하다. 그렇게 읽으라고 작가는 특별부록 주연프로필까지 담아줘서 내가 상상했던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읽는 내내 손가락을 앞장에 끼워 놓고 인물도를 연결하면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감정과 대사에 응원과 공감을 담아본다.

나이 들어도 마음은 늘지 않는다. 상호 패러독스의 풋풋한 시절을 엿보며 늙지 않은 마음까지 확인하며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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