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꾸준히, 천천히, 묵묵히 삶을 키우는 나무의 지혜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박은진 옮김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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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나 지금 잘 살고 있나?’ 하고 자신을 돌아볼 때가 많죠.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다가 창밖을 보면, 늘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는 나무를 보며 문득 '나무처럼 단단하고 유연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당장이라도 숲속으로 떠나 푸른 기운을 받고 싶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을 때가 더 많잖아요!

이 책은 단순히 나무의 종류를 알려주는 도감이 아니에요. 책을 펼치는 순간, 호주의 일러스트레이터 애니 데이비슨 작가님의 그림에 눈을 빼앗기게 됩니다. 서정적이고 섬세한 그림들은 마치 제가 직접 숲 한가운데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워요. 59가지나 되는 다양한 나무들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그림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을 넘어, 자연의 숨결을 시각적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식물 에세이이자 감성 아트북이었어요. 그리고 그 아름다운 그림들 아래에 숨어있는 나무들의 이야기는, 저에게 밀도 높은 지혜와 잔잔한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강기슭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버드나무처럼 '자기돌봄은 삶의 터전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저를 위한 시간이 곧 내 삶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또 왕벚나무처럼 '눈앞에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누리며 매 순간 충만하게 살아가라는 조언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아 누리라는 따뜻한 격려 같았습니다.

특히 제 마음을 깊이 움직였던 나무는 바로 물푸레나무였습니다. 책에서는 물푸레나무가 "강인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묘사해요. 소나기가 쏟아질 때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물푸레나무는 아주 단단한 목재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성장 속도도 빠르답니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점은, 봄이 와도 가장 먼저 잎을 틔우려고 서두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게다가, 너도밤나무나 참나무처럼 빽빽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어렵게 하는 대신, 물푸레나무는 "성글게 펼쳐진 수관 사이로 햇빛이 군데군데 스며들어 이 나무 아래에서는 다른 식물이 싹을 틔우고 자라날 수 있다"는 거예요! 이 구절을 읽는데, 저도 모르게 '!' 하고 작은 탄성을 질렀습니다. 강인하면서도 타인을 위한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는 이 지혜로운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바쁘게 살다가 상처받고 아파할 때, 이 책은 따뜻한 손길로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했어요. 나태주 시인께서 이 책에 대해 "그들의 마음과 영혼이 맑아지고 여유로워지며 그들의 인생 자체가 바뀌는" 선물이라고 추천하셨는데, 정말 그 말처럼 제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답니다. 인성부장님께 드렸던 물푸레나무 관련 이야기가 사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이었네요. 이 책은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그날그날 마음이 가는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충분해요. 그 나무가 전하는 삶의 지혜를 읽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저의 하루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졌습니다. 덕분에 저도 '인생의 리듬을 조율해주는 책'이라는 평처럼, 퍽퍽한 세상살이 속에서 저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쉼표가 필요할 때, 내 마음의 산소를 공급받고 싶을 때, 그리고 삶의 지혜를 나무에게서 배우고 싶을 때, 이 책이 여러분께 큰 선물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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