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달의 오사카 - 나를 찾아 떠난 일본 여행 이야기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7
김에녹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제가 요즘 일본 여행을 가볼까 하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이었거든요. 특히 오사카는 친구들도 많이 다녀왔고, '서울시 오사카구'라고 불릴 만큼 가깝고 먹을 것도 많다고 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마침 김에녹 작가님의 신간 <한 달의 오사카>라는 책이 눈에 딱 들어온 거예요! 어쩜 이렇게 제목부터 확 끌리는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오사카를 살아본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 너무 궁금해서 바로 읽어보게 됐죠.
책을 펼치자마자 작가님이 1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막막한 마음에 무작정 오사카로 떠나셨다는 이야기에 뭔가 찡했어요. 저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시간은 언제쯤 가질 수 있을까',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그런 와중에 작가님의 '나를 찾기 위해 떠난 용기'가 담긴 이야기가 제 마음을 확 잡아끌었어요. 치밀한 계획 대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기로 했다는 작가님의 다짐도 너무 좋았고요. 바쁘게 어딘가를 '정복'하듯 다니는 관광객 모드가 아니라, 최대한 현지인처럼 오사카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그 마음이 정말 와닿았어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마음 가는 대로 글도 쓰고 사진도 찍으셨다는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대리 만족을 느끼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오사카 구석구석을 작가님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난바, 도톤보리 같은 익숙한 관광지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덴진바시나 덴마 같은 곳의 일상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짧은 여행으로는 가기 힘든 맥주 공장 투어 (아사히, 기린, 산토리라니!), 오사카 연고 팀의 야구, 축구 경기를 직접 관람한 이야기는 '와, 한 달이나 있으니 저런 경험도 가능하구나!' 싶어서 신선했어요. 벚꽃이 만개한 4월 초에 오사카와 교토의 벚꽃 명소를 누비신 이야기는 봄의 오사카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줬고요. 일본어를 잘 못해도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어울렸다는 이야기도 작가님의 열린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보기 좋았어요.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거창한 여행 기록보다는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는 점이에요. 현지인과 함께 가라오케에 가거나 친구와 일본 극장에서 팝콘을 먹는 평범한 시간들, 일본인이 좋아하는 화가 모네의 전시회를 감상하고 한적한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들이 정말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나를 찾는 한 달'이 되었겠구나 싶었죠. 그리고 책 속에 담긴 '부드럽고 감성적인 사진들'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오사카의 거리 풍경, 사람들의 모습,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감성적인 장면들이 어우러져서 책 읽는 내내 눈이 즐거웠답니다. 사진 하나하나에서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오사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오사카에 가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커졌어요. 작가님처럼 한 달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지고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용기를 준 책이에요. 화려한 여행지 소개보다는 잔잔하고 깊은 울림이 있는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 오사카를 색다른 시선으로 만나보고 싶으신 분, 그리고 삶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용기가 필요하신 분들께 이 책 <한 달의 오사카>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