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
서동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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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받아들고 하는 나의 버릇! 바로 앞장에서 머문다. 책장을 넘기기전 표지 안에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싶을까 생각하며 제목과 그림을 보고 상상력을 총 동원하여 작가가 그린 그림을 유심히 살펴본다. 어김없이 "구구단"이란 짧은 단어 안에 많은 생각이 오간다.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방학동안 외워야 하는 큰 숙제. 마치 이것을 모르면 학교가기 어려워질 거 같고 뭔가 못외우면 바보가 되는 기분까지 드는 구구단은 자존심을 건 나만의 도전이 되었다. 그렇게 방학내내 줄줄 따라다니던 그림자 같은 구구단.


작가는 회색 먹구름으로 아이 머리 위를 그리웠다. 그리고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고개를 떨군 빨간원피스 소녀. 그 소녀처럼 구구단을 되뇌웠던 나를 그려본다. 구구단을 다 외운 한살 많은 언니가 대단해 보였고 그런 언니의 날카로운 구구단 퀴즈에서 틀리면 "그것도 모르냐? " 하는 언니의 한마디에 오기가 생겨 밤새 외우던 구구단.


함께 뛰어놀던 나비와 꽃을 뒤로한채 빨간 원피스 소녀의 구구단 외우기를 2단부터 함께 외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점점 커지는 숫자와의 싸움. 그리고 노란 원피스 엄마의 구구단 퀴즈는 목청 높이 올라가는 긴장감까지 그렇게 작가는 구구단을 소녀와 함께 추억하며 그려내고 있다. 그러다 보면 암기잘하게 된 구구단. 먹구름은 걷히고 맑은 하늘이 보이고 단발머리 소녀의 하늘하늘 흔들리는 머릿결과 미소안에 가벼워진 마음까지 느껴진다.


그렇게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그림체 안에서 소녀의 마음까지 느껴지는 구구단. 이젠 꽃도 보고 팔랑팔랑 나비와도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 평화가 아닐까! 난생 처음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수를 외운 자신도 뿌듯하고 다른 것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도 부쩍 생겼던 구구단. 어린 시절 그때의 큰 고비라 생각했던 구구단. 인내를 갖고 외워 지금 와서는 미소짓게하는 추억이 되었구나 싶다.


지금 구구단을 시작해야 하는 아이가 있다면 구구단 책을 펼쳐 소녀와 함께 외워보고 다 외우고 나면 소녀처럼 행복한 뿌듯함과 자존감을 느낄 수 있음을 함께 하면 어떨까? 여러번 읽다보면 어느새 소녀처럼 다 외워진 구구단 마법까지 ~

꼭 아이가 없어도 어른들도 구구단 외우던 시절로 돌아가 그땐 그랬지 하던 추억팔이 구구단.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얻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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