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
청민 지음, Peter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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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 파트로 글을 써내려간다

그 속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작가의 시선으로 함께 인생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인생에서도 이륙 비행 착륙을 반복하며 짧으면 하루동안 길게는 전체의 큰 인생여정처럼

이렇게 에세이는 다른사람과의 공감속에 삶을 함께 살아감을 느끼게 한다



기억 하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가끔은 읽을 수도 없는 책을 사고 싶다. 모르는 언어라 더듬더듬 읽을 수조차 없지만, 때론 읽을 수 없어 오래 가질 수 있는 신비함이 있는 법이니까. 잘 모르면 우리는 조금 더 좋다고 쉽게 믿기 마련이다.

파리에 헤밍웨이가 자주 들르던 책방이 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이름부터 멋진 이 작은 서점의 안쪽 통로 벽

oll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disguise

(낯선 이를 홀대하지 마라.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지 모

른다)

'라는 멋진 말이 쓰여 있다. 이곳은 가난한 작가들에게 읽

을 책과 쉴 수 있는 침대를 내어준 서점이었다고 한다. 낯선 누군가에게 품을 내어주는 일은 언제나 어렵기에 품을 받는 이의 마음에 더 아름답게 기록되는 것 같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아 겨우 비집고 들어간 작은 서점에는 읽을 수 없는 글자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나는 그게 꼭 듬처럼 보였다. 속삭이는 사람들의 소리, 책 꺼내는 소리. 처음 악보 읽는 법을 배울 때처럼 생소하면서도 어딘가 따듯하고 다정한 멜로디처럼 느껴졌다. 그 소리에 이끌려 읽을 수도 없는

《노인과 바다》와 《어린 왕자》를 샀다. 몰랐는데 여행객들에게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라고 했다. 친절한 점원의 설명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지금이 싱겁도록 평범해서. 그래서 더 좋아져서.

좋은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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