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말의 캠핑 -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 ㅣ 딴딴 시리즈 3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1년 12월
평점 :
즉흥 여행 서사에 빠지면 섭섭한 클리셰가 하나 있다. 스쳐 지나갈 작정으로 큰 기대 없이 들른 도시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뻔하지만 반가운 클리셰에 따라 우리는 울진에 도착했다. 동해 일주 둘째 날, 장호항에서 해 지는 모습을 너무 오래 구경한 탓에 목표로 삼은 차박지까지 가지 못한 채 해가 져버렸고 진행 방향에 놓인 도시 중 그나마 가장 익숙한 도시를 택해야 했는데 그게 울진이였다.
인터넷에 울진, 차박 같은 검색어를 대충 넣어 찾은 장소, 구산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이미 사방이 캄캄해져서 경치가 어떤지, 주변에 우리와 비슷한 사정의 캠퍼가 몇 팀이나 더 있는지, 바닷물은 맑은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나에게는 다음 날 아침까지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원고가 남아 있었다. 기세 좋게 일주일이나 휴가를 냈지만 내 몫으로 주어진 일이 사라진 건 아니어서 캠핑 도중 틈틈이 회사 안팎으로 벌여놓은 일들을 처리해야 했다. 낮에는 놀기 바빴기 때문에 주로 해가 진 이후 캠핑 랜턴 불빛에 의지해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리하여 울진의 첫인상은 늦가을 추위에 곱은 손을 핫팩으로 녹여가며 새벽 4시까지 원고를 마감한 곳으로 기록됐다.(중략) 울진에서 맞는 첫 아침. 역시나 화장실에 가려고 차 문을 열었다가 볼일이 급하다는 것도 잊고 바다를 처음 본 사람처럼 감동했다. 아침 햇볕을 받아 각기 다른 빛깔로 반짝이는 모래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었다. 심지어 해변에는 우리를 제외하고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화요일 아침에 울진 바닷가에서 눈을 뜰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어. 저 예쁜 해변이 다 우리 거라니! 1초에 한 번씩 밀려 들어와 보석처럼 부스러지는 파도 앞에서 괜히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런 느낌!! 캠핑은 아니었지만
나도 올해 늦은 여름 삼척해변가가 그랬다.
아이들과 아무도 없는 바다에서 여유롭게 파도소리와 햇살을 받아
구름 한점 없는 하늘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런 느낌... 그런 추억이 쌓여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작가도 그런 추억들이 캠핑을 하게 하는게 아닐까!!
물론 이거 저것 챙기고 막히는 길목에서도 .. 그것을 참아 내고 여행을 하는 것은
나에게 선물처럼 줄 자연이 있기에 그리고 그 아름다운 에너지로 가득채워져
행복함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