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홀릭 레터 10] 시골
오늘은 토요일.
겸사겸사 아버지 산소에 왔습니다.
젊은이들이 모두 떠난 한적한 시골.
나이드신 분들도 몇 푼이라도 벌고자 품 팔러 가서 한적한 시골.
일을 마치고 동네를 돌아봅니다.
그리움과 안타까움의 양면적인 감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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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좋아하면
눈물이 많다더라“
그러면서도
봉숭아 함박꽃 난초 접시꽃
흐드러지게 심으셨던
어머니
볕 좋은 날이면
콩대 꺾어 말리시고
붉은 고추 따다 널어두고
풀기 빳빳한 햇살 아래
가을 대추도 가득 널어 말리시며
잡풀 하나 없이 다듬느라
저문 날을 보내시던
고향집 마당
이제는 와스락와스락
마른 대잎만 몰려다니며
잊혀진 발자국 더듬어가고
“내 죽으면
이 지섬 다 어쩔꼬“"
어머니의 근심이
마당 곳곳에서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 김미옥의 《어머니의 마당》(김용택 엮음 <사랑 그대로의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