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아이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6
브록 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소년과 소녀는 캠프의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낙오자가된다. 돈과 핸드폰과 옷을 뺏긴 채 무인도에 버려진다. 여러명의 사람들이 이 둘을 캠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지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둘은 섬에 갇혀 하룻밤을 보내는 이전까지의 낙오자들과 달리 탈출을 감행한다. 옷을 훔치거나 돈을 훔치기도 하고, 다른 캠프의 일행으로 몰래 참가하기도 한다. 나중에는 거짓말로 모텔에 투숙하기도 하고, 자신들을 위협한다는 생각에 차로 보안관 대리를 쳐버리기도 한다. 이들은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무력하고 나약한 존재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아이들로 성장하게 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왕따 문제로 시작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캠프조차 한 사람을 낙오시키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은 결속력을 갖게 된다. 실제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한 대상을 험담하는 것으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왕따 문제도 이와 같은 것 같다. 우선은 내가 대상이 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들 것이고 그리고 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공통의 관심사로 갖게 됨으로 인해 친밀감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왕따를 당하는 입장이라면 어떨까? 이 이야기는 왕따를 당하는 입장의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소극적이고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이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 점을 너무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너무 극단적인 것 같다. 상황이 어찌됐든 돈이나 옷을 훔치고 모텔에 거짓말로 투숙하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특히나 보안관 대리를 차로 쳐버리고 도망가는 행위는 범죄이다. 당당하게 맞서며 자신들을 지켜나간다는 모습을 그려낸 것을 좋으나 굳이 이런 방법까지 선택하여야 하는지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가장 큰 의문점은 과연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하고 있는 것은 같은 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 나서는 이 책이 너무 심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성이 결여되어서 왕따가 된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왕따가 되었으며, 두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들은 두 사람이 남들과 다른 관계 형성의 과정을 선택하였을 뿐 오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를 되찾게 되고 작가는 이를 소년과 소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옮긴이는 말하고 있다. 나 역시도 옮긴이의 말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는데, 과연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옮긴이의 말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책이 너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고 글자의 크기가 커서 눈에 잘 들어오기는 하지만 책은 글로만 이루어져 있을 뿐 삽화하나 없다. 표지의 그림이 이 책에 실려 있는 그림의 전부이다. 하지만 표지조차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다. 그림 하나 없이 빽빽한 글로만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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