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손발 없는 치어리더입니다
사노 아미 지음, 황선종 옮김 / 샘터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나의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중 오른쪽 손이 절단된 친구가 있었다. 병문안을 가던 버스 안... 만나면 어떻게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복잡한 머릿 속 때문에 내 얼굴은 울쌍이 되었다. 병원에 도착해 병실 문을 열던 순간 환한 미소로 날 반기던 친구. 그는 웃으며 어쩔 줄 모르는 나에게 말을 건냈다. “조금 불편하긴 한데 별 거 아냐, 왼손으로 생활하면 돼” 터무니없이 밝았던 내 친구의 모습에 도착하기 전까지 걱정했던 것들이 녹아 없어지며 편안해지는 마음 반, 애써 밝은 척하는 것 같아 가슴 아린 마음 반으로 병실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그 친구는 왼손을 오른손 보다 더 자유자제로 쓰며 사고전보다 더 활발히 생활하고 있다.




양팔이 없고, 한쪽 발은 발가락이 3개 밖에 없으며 나머지 발은 돼지 꼬리처럼 길다란 살덩이만 붙어있는 채로 태어난 아기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사노 아미.

그녀의 부모들은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으나, 그녀가 마주하게 될 세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자신보다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밤을 새운다. 가족들은 그녀를 위해 가족 품에서 보다 보육시설에서 먼저 키우는데, 그녀는 다른 아이들과는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 긍정적이였으며, 끈기 있고, 열정적이었던 것이다. 가족의 품에서 클 때도 그녀의 그런 모습들은 여지없이 드러났고, 그로 인해 부모님들 또한 더욱 더 헌신적이고 열정적으로 그녀를 키우게 된다. 장애인으로서 장애인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들어가고 거기서도 남과는 다른 자기모습을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해 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사람들을 주도하는 모습에서 왠지 몸은 멀쩡하나 정신적으로 아픈 요즘 시대의 사람들과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워지기도했다. 그녀의 열정은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 부에 들어가서 더욱 빛을 내게 된다. 치어리더는 화려한 춤과 동작이 생명인데 그것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실천한 사노아미의 모습에 놀랐고, 입단하겠다는 장애를 가진 소녀에게 흔쾌히 입단을 허락한 담당 선생님의 모습에 또 한번 놀랐다. 나였다면......? 하고 잠깐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으나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며 부러워만 하고 있을 내 모습이 떠올라 고개를 젓고 금방다시 책을 펼쳤다. 그녀의 열정적인 에너지와 생각들은 주변 사람들도 변화시켰으며, 그녀 역시 남과는 다른 모습을 탓하기보다 남과 다른 자신의 장점을 찾아 더욱 빛내고 있었다. 지금은 20살의 숙녀가 되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녀를 보며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돼’ 하며 핑계만 찾고 있는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기 전 그녀의 모습은 그저 장애를 가진 불행한 소녀로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쯤 그녀의 사진에서는 그녀가 빛나고 있었다. 불행이 아닌 행복한 얼굴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녀가 보통사람들이 안될 것이라 생각할 치어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스스로에게 기회를 줬기 때문일 것이다. 안될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기회조차 박탈해버렸던 나는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이제껏 내가 나에게서 빼앗은 기회들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장애가 있다고 특별히 강해질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그녀. 오히려 평범한 내가 특별히 강해져야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꿈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녀의 빛나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 또한 그 빛이 전이된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모습으로 같은 시대를 살고 있기에 서로 차이점이 있겠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것은 같다. 따라서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고개를 주억일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로 빛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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