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미스트 - 인생의 ‘되도록 밝은 면’ 탐구 보고서
로렌스 쇼터 지음, 정숙영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 로렌스를 따라 낙관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행복은 삶의 궁극적 목표다.

마음의 평화와 삶의 여유로움은 낙관주의에서 비롯된다고도 한다.

책의 제목을 보는순간...나는 낙관주의자인가 비관주의자인가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일분도 안되어..난 비관주의자에 속한다는 판단을 내려버렸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도 있고...내 머릿속에서 혼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자아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는 더이상  pessimist가 아니라 optimist에 한발짝 다가설 것이라 여기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 인터뷰기록? 소설인가? 철학책인가?

 

책장을 넘기며...이 책의 새로운 기법에 흥미를 느꼈다. 보통의 철학서..심리학서들처럼 '누구는 무엇을 이렇다한다..예를 들면..어쩌구저쩌구..'식이 아니었다.

로렌스 개인의 사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한 수필과 같은 느낌도 났고, 소설과 같은 사랑의 갈등 구도도 짜여 있다.  여러사람의 인터뷰 과정과 인터뷰 도중의 작가 자신의 생각까지 1인칭 기법으로 쓰여 있어서 책을 읽는 도중 나도 모르게 글쓴이와 하나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인류를 낙관주의자로 만들겠다'는 로렌스 쇼터의 프로젝트에 나도 모르게 참여하고 있었다.  정말 기가막힌 발상이 아닌가!

읽으면 읽을 수록 '과연 이 책의 장르는 무엇으로 규정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러한 복합적인 양식 때문일까.. 로렌스 쇼터라는 한 인간에 대해 친밀감도 느껴지고 나와의 공통점마저 찾게 되었다.

미래의 화려한 삶을 꿈꾸고, 사랑에 목말라하며, 행복을 추구하는데..현재는 아무것도 아닌..평범한 사람의 모습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책을 읽는 내내 작가 로렌스 쇼터가 아닌 인간 로렌스 쇼터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고 한번쯤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소망까지 생기고 말았다.

 

 

* 낙관주의자로 지목된 여러 인물들

 

이 책은 실제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실명과 그들이 한 업적..인터뷰 도중에 작가가 느꼈거나 본 것등이 기록되어 있다.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모르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작가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녔지만..내 기억에 강하게 남는 사람은 투투 대주교, 애슐리 쥬드,오브리 드 그레이, 승려 마티유,셀리그먼 박사,테디 블레쳐,임마꿀레 등이다. 쓰다보니 참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들은 대부분 내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인터뷰를 한 이들이고..팀 스미트라는 사람은 약간 거만함이 느껴져서 개인적인 영감은 주지 못했지만..그 자신감이 돋보였다.

에덴프로젝트를 만든 팀 스미트라는 사람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 따위는 절대 없다고요. 단 한 개도요. 물론 세상은 무서운 곳이죠.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희망찬 곳입니다." 라고 했다. 이는 전인류적인 관점에서 옳은 말이다. 이러한 자신감과 희망 때문에 우리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고 사는 것일테니 말이다. 어디까지나 전인류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나의 낙관주의 찾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서스테인어빌러티'라는 두뇌집단을 이끈다는 존 엘킹턴은  "낙관주의란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는 감각에서 오는 겁니다. 진실로 필요하다고 믿기만 한다면 우리는 정말 할 수 있거든요' 이라 한다. '낙관=희망'이라는 것이다. 희망이 있으면 누구나 힘이 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희망이 곧 행복일까?

애슐리 쥬드는 말한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라는 것.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계를 사랑하고,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 사랑을 널리 퍼뜨린다면,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평화와 평온의 길로 나아갈 겁니다." 그녀는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고  그 속에서 평화를 찾는 법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신부님께 듣던 이야기들이다. 강론을 듣는 순간은 나또한 그러한 수용의 자세를 갖고자 하나 삶의 치열함 속에서 자꾸만 잊어버리게 된다. 낙관주의는 그러한 수용의 자세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보면..어느 방송 광고에서 말하듯이 '다 그래'라고 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말이다.

마틴 셀리그먼 박사는 긍정심리학과 인지치료 분야의 권위자인데 이 분의 인터뷰는 매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견해여서 밑줄을 쳐 가며 읽었다.

삶의 만족도는 긍정적 감정과 어떠한 일에 대한 몰입, 삶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면 측정할 수 있단다. 또한 '세 가지 축복 연습'을 하는 것이 행복을 증진시켜 주는데, 잠들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 중 기쁘고 행복했던 경험 세 개를 적어 보고 감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건 익히 알려진 유명한 방법이다.

가족 사랑 증진법..가족들의 장점과 고마운 점을 매일매일 적어보면 점점 그 사랑이 커진다는 것인데, 불화가 있는 가정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투투 대주교는 인터뷰 내내 낙관이라는 말을 싫어했다. 대신 '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라 한다. '어떻게 되겠지'하는 낙관 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대처해가자'라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고 우리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인터뷰는 정말 내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행복하려면 어떻게 하라가 아니라..희망을 가지고 노력해가라고 내게 충고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후반부에 나오는 '아키라'라는 미국여성의 낙관주의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는 삶까지는 좋으나..만약 기분이 나빠지면 다른 기분 좋은 것을 찾고.그냥 미리 걱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회피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여인 '자라'

 

자라...네덜란드 여인이라는 이 여인이 이 책을 집필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이 여인 덕분에 궁금증이 증폭되었으니까... 

살다보면 '자라'처럼 누군가와의 인연을 길게 차갑게 잘라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는 사람을 더러 보게된다. 그런 사람들은 "세상에 무엇이나 끝은 있는 것 같아. 하물며 사람 관계에서도 말이야"하면서.... 이 여인이 실존 인물일지..가공의 인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이 여인의 태도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 현실도피자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그녀와의 관계 속에서 기쁨과 슬픔과 괴로움을 느꼈고..행복과 불행을 오갔다. 책의 마지막 장을 살펴보며 사랑하는 자라에게 버림받은 로렌스의 입장이 되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답은 책 속에 숨어 있었다.   마티유 승려가 말하길.. "무지개는 눈에는 보이지만, 결국 해가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하죠. (중략) 떠나보내십시오! 그것이 행복을 향한 길입니다!" ..

 

* 수많은 자기계발서적의 목적... 행복

 

이 책은 가벼운 듯이 보이지만..실제로 생각을 많이 하며 읽은 책이다. 밑줄치고 한번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오래오래 읽게 된다. 책을 손에 든지 2주가 다 되었는데...아직도 되씹고 곱씹고 또 읽어보곤..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지금까지 다 읽지 못했다. 마지막에 여자친구 자라와 어떻게되는지 궁금해서 끝부분을 살짝 훔쳐보긴했지만... 그 정도 컨닝으로는 낙관주의라는 철학사상을 생각하고 결론내리지 못했다.  하지만..수많은 자기계발서적이 그러하듯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로렌스 자신을 비롯한 전세계 인류의 행복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늘 행복하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계발 서적 심리치료서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시크릿],[연금술사] 등이 가장 가슴에 남아 있는 책이다.

[옵티미스트]는 여러가지 이론서적들을 뷔페로 차려놓은 밥상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수박 겉핥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터뷰와 그 과정, 작가의 생각 정리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내가 낙관론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이 책을 집어든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결론은...비관론, 현실주의,낙관론..모두 이유가 있고 내 속에는 그 모든 것이 비빔밥처럼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희망과 감사와 수용이라는 양념을 고르게 섞어야 내가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는 것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가는 도중 얻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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