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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나는 페스코이다.
그 말은 나는 육류를 먹지 않는 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나에게 물어본다. 왜 고기를 먹지 않냐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크게는 환경적인 이유와 동물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나는 고기 없으면 안되는 사람도 아니었고, 고기를 먹고 나면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함이 싫어서
즐겨 먹지 않았다. 그리고 기후위기에 사는 나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기상이변에 민감하다.
비가 갑자기 많이 오거나, 말도 안되는 날씨를 볼 때가 그렇고, 해외에서도 산불이 크게 나거나,
갑자기 우박이 내려 생명에 지장이 될 정도로 안좋은 날씨를 보거나 아니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로가 다 잠겨서 자동차가 잠겨 이동할 수 없는 경우 등등 우리는 정말 다양하게 그리고 자주 기후위기를 마주한다.
동물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맥락은 비슷하다.
동물은 말을 할 수 없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는 없지만, 감정을 느끼고 고통을 느낀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다른 동물들 예를 들면 닭, 소, 오리, 개 등에 대해서는
반려동물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나는 페스코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반성하게 되었다.
동물처럼 식물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식물도 살아있고, 고향이 있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꽃이었다. 우리는 자주 꽃을 선물하거나 사는데, 시중에 파는 꽃은 이미 죽은 식물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꽃보다는 꽃 화분을 사야겠다.
각 식물에게 맞게 물을 줘야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식물들이 어디에서 왔을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식물에게는 기후가 중요한데, 고향과 살게 되는 장소가 달라지면 쉽게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열대지방에서 태어난 식물이 한국으로 수입되어 한 가정에서 지내게 되면
그 식물이 살아남게 될 확률은 얼마나 클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식물 뿐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에 대해서도 배웠다.
사실 이 책을 읽은 나의 시점에 꼭 필요한 말들이 참 많았다.
대학원 수료를 하고 논문학기인데, 논문보다는 일을 선택해서 논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작가는 너무나도 확고하게 자신의 연구활동에 주저 없이 외길을 겪고 있는 것이 부러웠다.
나는 남들과 비교하며, 돈을 벌지 못하고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어서 일을 선택했다.
연구를 하고 싶은 건 여전히 많지만, 병행해보기로 했다.
공부를 할 때는 돈을 벌지 못하는 게 너무 불안했다. 하지만 막상 돈을 벌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같다.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결정한 것에 책임을 지고 싶다. 그래도 나는 계속 해서 내가 원하는 일들을 해나갈테니 후회는 하고 싶지 않다.
작가의 휘둘리지 않는 확고한 의지가 참 부러웠다.
기회가 되면 식물원에 가보고 싶다.
식물에게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식물도 애정을 준 만큼 나에게 주는 것이 많다고 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