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게임의 역사와 문화, 게임이 현대의 기술 발달에 미친 영향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는 《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영화, 게임, 공연 등의 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연구자이자 기획자이고 현재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의 곳곳에 영화와 게임의 공통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영화와 게임을 둘 다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영화와 게임이 이렇게 닮아있다는 사실조차 놀라웠다.
게임은 왜 재미있을까? 현실에서 경험할 확률이 낮은 일을 경험해 볼 수 있고, 얼마든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할 수 있고, 현실의 나와는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등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자발성'이었다.
게임은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게 된다. 어찌보면, 부모가 하지 못하게 막기 때문에 더 빠져들고 더 하고 싶어지는 지도 모른다. 청개구리 심보라고나 할까. 그런데 만약 주위에서 게임을 하라고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대학생들에게 '만렙 찍기'를 과제로 내 준 적이 있다고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만렙 찍기'라는 과제를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엄청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만렙을 찍지 못한 사람이 꽤 많았다고 한다. 원래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재미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법칙(?)을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게임을 의무로 주고 강요하면 아이들이 재미를 못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게임의 역사, 게임 속의 세계관, 게임의 긍정적인 면 등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어떻게 하면 게임과 현실생활을 적절히 조화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다루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