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 - 작게 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안가연 지음 / 봄름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의 제목처럼 "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해보겠다고 혼자 낑낑대고는 있지만, 어렵기만 하고 점점 자신도 없어진다. 그래서 난 20대 때 아무런 도전도 안 해봤을까, 30대 초반에라도 무언가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계속 후회만 하게 된다. 그러니 《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라는 제목에 끌리는 게 당연할지도..

지금은 코미디언으로 웹툰 작가로 유튜버로 N잡을 하고 있는 저자이지만, 저자도 커리어가 없었을 땐 이룬 게 하나도 없어서 이번 생은 망했다고 하고, 커리어가 어느 정도 생겼을 땐 다음에는 더 잘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무엇이 나를 조급하게 만드는 걸까. 모두 각자의 시기가 있을 텐데. 그래. 내게도 저 벚나무처럼 나의 시간이 찾아올 거야. 지금은 느린 것뿐이야. 남들 걸음걸이 따라 하지 말고 내 템포 대로 천천히 걷자.

p.39

무엇이 저자를 조급하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을까? 지금의 나도 나보다 윗세대가 보기에 한창 젊은데..

하찮다고 생각하는 일도 어느 순간 하찮아지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시기가 2년 뒤 혹은 10년 뒤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정말로 나비효과처럼 그 순간이 찾아온다.

p.81

이 세상에 사소한 행동들도 언젠가 나에게 이미 있는 결과로 돌아온다고 굳게 믿는다. 혹시라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p.82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내 인생이, 내가 하는 모든 것이 하찮게 느껴졌다. 그런 나에게 저자가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자의 머릿속에서 조카가 했던 이야기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저자는 깨달았다. 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이 아니라 좋아하는 게 뭐냐는 질문을 했어야 했다는 것을, 자신도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는'이라는 단어가 아닌 '직업'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내 직업에 맞게, 내 직업 이름에 답하기 위해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이름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된다. '무엇'이 되기 위해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조금 편하게 가져도 된다고, 지금 이 시간이 그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고,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부캐로 힘을 빼고 나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져 있을 거라고 책이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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