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와중에, 현조의 이삿날이 되었다. 인천에 도착하면 전화하기로 했던 현조는 연락이 없고 전화기는 아예 먹통이 된다. 애가 타던 찬호 앞에 나타난 현조. 고속버스도 기차도 모두 끊겨서 광주를 나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신문도 MBC방송도 모두 끊여 광주는 고립되고 만다.
호기심 많은 찬호와 현조는 계속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며칠 전 불에 탄 방송국으로 간 찬호와 현조. 거기서 큰 누나를 만나고 찬호와 현조도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게 된다. 큰누나에게 던지는 찬호의 질문이 광주에 있던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대변해준다.
"우리 착한 일 하는 거 맞재?"
p.100
앞치마를 두르고 밥을 해주시는 취사 지원반 아주머니들, 시신들이 있는 상무관이랑 군인들이 들어올 길목을 지키는 기동대, 깃이랑 집회 때 쓰는 깃발을 만드는 문화 선전부. 이렇게 각자의 역할을 맡아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찬호는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 돕고 위하는 게 민주주의일까?'
p.108
아이들의 입장에서 민주주의는 피부에 와닿지 않은 것이리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민주주의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