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수도국에 전화를 했고, 수도국에서 소개해 준 굴착 회사까지 거치고서야 수돗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수돗물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수돗물 문제로 수도국에 전화를 걸었을 때 자신의 전화가 어떻게 로버트에 연결되었는지 말이다.
호기심 많은 작가인 저자는 자신이 모르고 있던 자신의 집 현관 바로 앞의 바깥세상에 대해 알기 위해 탐험(?)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물에 관한 이야기란 결국 사물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승리와 실패, 집착, 명석함에 관한 이야기였다. 역사와 신화,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였다. 또한 사물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사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관한 이야기였다.
p.7,8
사물에 관한 이야기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고, 사람과 사물과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가 '공공 기반 시설'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우리를 지탱하는 것들'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말에 '좋아요♡'를 100개 눌러주고 싶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를 우리로써 살 수 있게 지탱해 주는 것들이기에.
저자는 집 안, 집 밖, 길 위, 자연, 신호·선·빛의 5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26가지의 사물 혹은 시설에 대해서 경험하고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가 내 눈을 잡아끌었다. 내가 자연보호에 관심이 많은 탓이리라. 내가 해 온 재활용은 몇 점일까? 저자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며 지구를 위해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고, A짜리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대자연이 자신의 행동에 손뼉을 쳐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저자가 쓰레기통의 여정을 쫓아 자원회수시설까지 따라가보며 알게 된 사실은 (1) 자신이 버린 재활용 쓰레기가 택배 상자, 공원 벤치, 신도시 건설에 쓰일 철골로 마법처럼 재탄생하는 일은 없으며, (2)자신이 해온 행동이 기껏해야 D등급이라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