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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 실전편 - 만족스런 큐레이션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북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엄성수 옮김, 임헌수 감수 / 이코노믹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많은 정보를 다 볼 수도 없고, 그 중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만을 찾아내는 데 필요한 시간도 부족하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큐레이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수많은 사이트들은 AI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우리에게 정보를 추천한다. 그 예로 유튜브에 뜨는 추천영상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뜨는 추천 도서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AI 알고리즘이 편집해주는 정보와 인간이 큐레이션해주는 정보는 어떻게 다를까? 유튜브에서는 내가 검색했던 키워드나 내가 시청했던 영상과 비슷한 영상을 추천하거나 나와 같은 영상을 시청했던 사람들이 많이 봤던 영상을 추천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추천하는 도서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그렇게 뜨는 추천 영상이나 추천 도서는 특정 주제나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큐레이션은 한 사람 또는 한 그룹의 사람들이 특정 주제 및 맥락과 관련된 정보들을 선별하고 제시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p.35
지금 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로는 미래에는 웹상의 콘텐츠 분량이 72시간(3일)마다 배로 늘어날 거라고 한다. 그러니 알고리즘의 일반적인 분석으로는 더 이상 우리가 찾는 콘텐츠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콘텐츠를 제대로 파악해 내가 원하는 주제와 맥락에 맞게 선별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정말 문제는 쓸데없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것이니까. "내가 진정 원하는 건 큐레이션은 늘고 콘텐츠는 줄어드는 것이다."
p.108
그래서 만일 어떤 큐레이터가 꾸준히 콘텐츠 큐레이션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콘텐츠를 자신들이 수집 중인 콘텐츠에 추가한다면, 우리는 그 큐레이터를 '취향 리더'라고 합니다.
p.111
얼마 전에 읽었던 《꽃서점 1일차입니다》가 생각나는 구절이었다. 과거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현대는 취향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개개인의 취향이 존중되고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다닌다. 그런 트렌드 덕분에 서점 주인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동네서점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도 나의 취향에 맞춰 선별된 것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단순히 영화 리뷰 채널의 영상을 추천 받는 것이 아닌 감동이 있는 코미디 영화 리뷰 영상을 추천 받기를 원하듯이 말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큐레이션 사이트과 큐레이션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툴과 기법들, 그리고 분야별 큐레이션들이 소개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정보들도 이 책의 주제에 맞게 큐레이션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을 읽으며 큐레이션이 왜 필요한지, 나는 어떤 취향을 가진 큐레이터가 될 것인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큐레이션을 하다가 막힐 때면, 이 책을 다시금 꺼내어 보며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