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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이선우 지음 / 설렘(SEOLREM) / 2021년 4월
평점 :
저자는 전국을 누비며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강의 준비, 자기 계발에 주부의 삶까지 더해서 항상 바쁜 삶이었다. 쉬고 있으면 죄책감이 느껴져 더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갱년기까지 맞이하게 됐다.
무료하고 우울한 날들이 지속되었다. 일상이 무너지고,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면서 게으르고 나태해졌다. 그러다 저자는 할 일이 없으니 일단 할 일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고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매일 글을 쓰고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마음을 함께 운동하던 선배에게 전했고, 선배는 매일 새벽 5시 반에 만나 10km씩 딱 10일만 달려 보자고 했다. 그렇게 10일간 새벽 달리기가 시작되었고, 10일은 30일이, 30일은 100일이 되었다.
육아에 전념한 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후배의 말을 듣고 나니,
행복한 것과 행복하다고 믿는 데에는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제야 얼마 전 툭 하고 떨어진
이유 모를 눈물의 의미를 깨달았다.
내가 나로 살지 못한 그간의 슬픔이었다.
내 삶은 행복한 게 아니었다.
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p.29
이 글을 읽으면서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어릴 때 동네에 바이킹차가 온 적이 있다. 아이들이 바이킹을 타면서 신나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이런 게 행복이지. 달리 뭐가 필요하겠어?'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차 올랐다. 입은 웃으며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지만 눈시울은 뜨거웠다. 그 때 깨달았다. '아.. 나는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하다고 믿고 싶은 거였구나.' 저자처럼 나로 살지 못한 그간의 슬픔이 눈물이 되어 떨어진 거였다.
언니, 사람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 줄 알아?
그건 꿈이 없어서래.
그런데 왜 꿈이 없는지 알아?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래.
꿈은 이루라고 있는 게 아니라
꿈꾸는 동안 행복하기 위해 있는 거지.
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p.28
행복해지고 싶어서 꿈을 꾸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꿈이 없었다. '왜 나는 꿈도 없을까?' 꿈을 찾는 법을 찾아 헤맸다. 아무리 찾아봐도 경험해보라는 말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것저것 배우기 시작했다. 한참을 배움에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아붓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래 한번 달려보자. 매일 달리다 보면 무언가 좋아지는 게 있겠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기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p.51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못 하고 핑계를 대기에 바빴다. 왜 할 수 있는 걸 찾을 생각을 하지 않을까.
저자는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핸드볼 선수 활동을 했고 연습 없이도 10km 마라톤을 제한시간 내에 완주할 정도의 기초체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저자도 아침에 눈뜨면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멈추지 않고 반포대교까지 갈 수 있을까? 매일 달리는데 장거리를 꼭 달려야 하나? 일어나기 싫다, 나가기 싫다….' 누워서 오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하고 기초체력이 있는 사람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달리는 게 힘들고 아침마다 고민하는데, 보통도 아니고 운동을 싫어하고 기초체력은 커녕 저질체력을 가진 나같은 사람은 오죽하겠냐 싶다.
하지만 저자는 목표를 향해 갈 땐 행동이 생각보다 빨라야 한다고 한다. 10000% 맞는 말이다. 생각하면 핑계거리만 생긴다. 그리고 결국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된다.
아침 달리기로 하루 중 무언가를 했다는
자부심이 생겼고 그것을 통해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p.148
요즘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며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구나. 운동이 주는 뿌듯함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세상이 불확실할 때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야 한다. 100일 동안 매일 5시 반에 10km 달리기. 그 단순한 일에 나는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 매일 달성하고 기록함으로써 하루하루 성공 경험을 쌓아 갔다.
이왕 시작한 거 딱, 100일만 달려 볼게요 p.276
몇 개월 간 열심히 공부했다. 내가 해야할 일이 명확해서 흔들림이 없었다. 그 과정이 끝나고나니 의욕도 열정도 목표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내가 해야할 일이 명확하지 않으니 무기력했다. 그렇게 2개월을 보내고 안 되겠다 싶어서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다른 건 생각 안하고 체력을 기르는 것만 생각했다. 해야할 일이 명확하니 쉬웠다. 조금씩 삶에 대한 의욕도 돌아왔다.
나는 저자처럼 100일동안 10km를 달릴 엄두는 나지 않는다. 10km는 커녕 1km 달리기도 힘들다. 100m나 달릴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안다. 삶이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어보일 때 무언가 하나 꾸준히 하다보면 해냈다는 자신감과 충족감이 나를 살게 해줄 것이다.
"한 번 달려볼까요?"
행복하다 믿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자신에게 물어보자.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익숙해진 무료함이니까. - P25
신기했다. 신나고 즐겁지 않았는데, 웃다 보니 행복이 온몸을 가득 메우는 느낌이 들었다. 행복한 척으로 시작했다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인 기법, 행동하는 긍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 P57
삶에도 분명히 무료함을 이겨 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라톤에서 그 힘을 배운다. - P116
목표를 향해 갈 땐 행동이 생각보다 빨라야 한다. - P139
공허한 삶을 ‘의미‘로 채우기 위해서는 이용할 무엇이 필요하다. 나에게 할 일이 있따는 것, 그 일을 할 때 나는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러므로 나는 여전히 살 가치가 있다는 것. 그런 느낌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 삶은 얼마나 충만해지는가. - P144
무리로 숨어들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용기를 낸 순간, 온전한 내가 된다. - P146
하면 되고, 하면 는다는 건 진리다. - P189
나다운 게 무언지 생각하고 질문하면서 무수히 깨지고 다시 만들어 깨닫게 되는 게 나다운 거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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