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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2016-46
P.414(p. 16,056)
요즘은 인문학을 비롯한 고전을 주로 읽다 보니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읽는 소설책이라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내용이 그리 밝은 소설이 아니라서 충격적이었다. 딸 리디아가 갑자기 죽었고 그로 인해 밝혀지는 가족들의 스토리가 심리 미스테리처럼 펼쳐져서 몰입력과 흡입력은 아주 강한데 내용이 마음 아파서 책장을 빨리 빨리 못 넘겼던 책이다.
우리는 부모로써 아이에 대해서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우리 아이의 친구는 누군지, 우리 아이의 꿈은 무엇인지, 우리 아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과연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니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책 속의 주인공인 리디아는 엄마를 위해 물리학을 좋아하는 척 했고, 엄마를 위해 억지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아빠가 친구랑 잘 지내는 것을 바래서 학교에선 친구가 한 명도 없지만 아빠가 보는 앞에서는 친구랑 통화하는 척 하였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
엄마 아빠는 리디아에게서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보았기 때문에 리디아의 아픔과 슬픔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읽는 내내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다. 이것은 소설 속이었지만 우리 현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읽어달라는 신호를 눈빛에 담아 우리에게 보내지만 우리는 바쁜 일상에 찌들려 그것을 무시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좋다고 하는 것이 진짜로 좋아서 좋은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욕심에 부응하기 위해 좋다고 하는 것인지~~정말 한숨이 나온다.
이 책은 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소설이지만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부모가 되어 자신이 펼치지 못한 인생을 아이를 통해 이루게 하려는 것은 정말 그릇된 생각이다. 나의 욕심이 한 아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리디아가 죽은 뒤 네스, 한나, 잭, 그리고 엄마 아빠의 이야기가 비밀을 푸는 수수께끼처럼 펼쳐져 나왔다. 리디아에게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사랑을 못 받았던 네스와 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한나, 그리고 엄마가 집을 나간 이유와 다름으로 차별 받아 상처 많은 제임스까지 그들의 마음 구석구석을 잘 묘사함으로써 각각의 인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들이 모두 참으로 안쓰러웠다. 다들 자기 마음에 상처가 있고 이유가 있는 그런 입장들인데 서로 조금더 보듬어 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딸의 죽음으로 슬프지만 그래도 결론은 슬프지가 않다. 비극적인 죽음이 아니었다면 이 가정의 아이들은 더 불행하고 나무가 뿌리부터 썩는 고통을 겪었어야 할테지만 그래도 다행히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는 힘이 생겼지 않을까? 그리고 그 힘을 발판으로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고 솔직하게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엿보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