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할머니 -로베르토 파르메지아니 글 주앙 바즈 드 카르발류 그림- -북극곰- 모든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따스하고 포근한 존재이겠지만 일하는 직장맘의 아이들의 경우 할머니는 더 애틋하고 고마운 분이다. 나 역시 일을 하기에 친정어머니께서 두 아이들을 예쁘게 잘 키워 주셨고 지금도 내가 없는 시간에 잘 돌봐 주신다. 잠자는 할머니 표지에는 귀여울 정도로 예쁜 할머니가 평화롭게 주무시고 계신다. 아름다운 이 표지를 보는 순간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제목 때문인지 괜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 것이다. 내용은 잠만 자는 할머니를 손자가 그리워 하는데 그렇게 무겁게 다루진 않는다.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고, 또 할머니에게 희망을 주는 손녀이다. 그러다 할머니가 떠나시게 되는데 그것도 예쁘게 그려져 있어서 그런지 우리 딸은 울지는 않았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슬프고 엄마 생각이 잔뜩 나는 그런 책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께, 할머니를 기억해 주는 세상의 모든 손자 손녀에 그리고 언제나 내게 빵을 만들어 주고 바다에 데려가 주신 우리 할머니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작가님의 할머니는 정말 행복하실 듯 하다. 우리 딸에게 똥도 내버릴 게 없다며 예뻐해 주시는 우리 엄마, 딸의 기억 속에 요리 잘하는 할머니와의 많은 추억이 오래오래 많이 많이 쌓여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