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참 특이했다. 허삼관 매혈기... 허삼관이 피를 판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피에 대한 생각들이 막 떠올랐다. 피를 판다는 이 제목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헌혈이었고, 그 다음은 혈서였다. 투쟁할 때 그 강경함을 표시하는 혈서 말이다.
허삼관이 피땀 흘려 번 돈의 의미를 알았을 때, 난 가슴 저 밑이 쓰라려왔다. 땀 흘려 번 돈은 겨우 생계 유지 수준 밖에 안 되지만, 그 외의 것을 하려면 피를 팔아야 되니 말이다. '왜 그 때는 꼭 피를 팔아야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일락이와의 신경전과 화해하는 그 과정 또한 참 가슴아팠다. 허삼관은 결국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피를 팔아서 해결했고, 그 때마다 나는 허삼관이 이렇게 죽는 것은 아닌가하고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마지막에 허삼관이 자신을 위해 피를 팔고자 하지만 못 팔게 되는 부분에서는 빨갛게 지고 있는 노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결국 소설은 희비극을 교차하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나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 그런 느낌을 가지지 못했다. 허삼관의 삶이 뜬 구름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아버지'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허삼관을 보며 우리 나라의 아버지상도 떠올랐으니 말이다. 자식들이 자라날수록 키가 줄어들고, 어깨고 축 쳐지는 우리의 아버지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