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에 관한 우울하고 슬픈 결론
잉에 슈테판 지음 / 새로운사람들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남과 여에 관한 우울하고 슬픈 결론 / 잉에 슈테판.

정말로... "우울하고 슬픈 결론" 이었다. 오랜만에 읽은 정말 맘에 들고 재밌고 멋진 (그리고 생각을 엄청 하게 한)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분노했고 .. 짜증 났으며... 정말 다 읽고 나서는 우울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남.자.들 - 아인슈타인이라든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헤르만 헤세 - 의 재능있는 아내나 연인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인물들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의 사람들이었고 -- 여성해방운동이 막 싹틀 무렵? -- 저자가 독일인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쪽 사람이 많았다..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작가의 point of view가 조금 치우친 것 같기도 했으나...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만큼은 아닌 것 같고, 또 정말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ㅇㅇ의 아내" 정도로만 불려진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니만큼 그 정도 bias는 봐줄 수 있었다.

모두 11명의 여자가 나온다:

밀레바 마리치 아인슈타인.

젤다 자이레 피츠제럴드  - Scott F. Fitzgerald의 아내.

카미유 클로델 - 로뎅의 연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톨스토이야 - 톨스토이의 아내.

클라라 비크 슈만 - 슈만의 아내.

제니 베스트팔렌 마르크스

클라라 베스트호프 릴케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아내

니온 아우스랜더 헤세 - 헤르만 헤세의 아내.

헤드비히 구겐하이머 힌체

샤롯테 폰 키르쉬바움.

모두... 남편/연인보다 또는 만큼 재능이 뛰어난 여자였는데..

(사실 그것에 남자들이 반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남자의 인생에 착취당하고 파묻힌다.

밀레바가 굉장히 뛰어난 수학자였고 처음에는 아인슈타인과 공동연구를 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젤다가 사실 남편 피츠제럴드보다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서 그 (짜증나는) 인간이 젤다의 일기나 편지 베끼고 짜집기 해서 소설이랍시고 낸 걸 젤다가 교정해 줬는데..정작 젤다가 자신의 이름으로 소설을 내는 건 맹렬한 비난을 하며 반대했다는 사실에 분개했고...

카미유도... 거의 로댕한테 착취당한 거나 마찬가지...항상 열등감에 시달렸던 동생한테도 배신당한 거고... 엄마에 의해 정신병원에서 30년을 보내다가 죽었다는 것에... 그래서 그 재능이 빛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것에 안타까웠고..

역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던 소피야도 (미친) 톨스토이 때문에 애를 13명이나 낳으면서까지... 남편 소설 교정해주고...-_- 그러면서 자신은 잃어가고.... 아악 짜증 짜증.

클라라... 슈만.. -_- 전형적이더군... 여자가 자기보다 뛰어난 걸 못참는 남편.... 클라라도 파더 콤플렉스로 뭔가 문제는 있었겠지만 뛰어난 연주자로 하여금 연주도 못하게 하는 쪼잔한 남편.....

헤드비히 힌체가 가장 맘에 들었다. 처음 들어보는 역사학자였는데... 남자만 교수를 하던 때에 거의 유일무이한 여자 교수.. 실력도 뛰어났고..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에도 자기 연구를 계속 했고....물론... 역사에서 철저하게 잊혀졌지만 -- 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기록을 철저하게 없애서.... 아악 그런것도 짜증난다...

Quotes:

"동시에 두 종류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고유한 법칙에 따라 살려는 사람, 그리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사랑과 보호 속에서 안락하게 살고 싶은 사람." p. 44, Zelda Fitzgerald

--> 내 고유한 법칙대로 살아야지...

 "도대체 사랑이란 것이 그 사람과 똑같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p.181, 파울라 베커,

--> 아니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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