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오단계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2
이루카 지음 / 허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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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카 작가님의 소설 아주 내스타일이다

여성과 소수자, 환경에 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신다는데 글에 듬뿍 담겨있다.

SF시리즈 지금까지 다 여성작가님이신데 그게 너무 좋았고

특히 '연대'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신 이루카 작가님의 소설들이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

( 이런 주제를 이런 감성으로 풀어 생각해내시는 작가님들.. 아주 대단하다. 역시 큰일은 여자가 ^^7)

이번 책도 3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SF가 우릴 지켜줄거야' 시리즈들은 진짜 가지고 다니며 읽기 너무 좋다.

얼른 4, 5, 6 쭉쭉쭉 나와라~~ 시리즈 다 구매해서 읽을 생각이다.

/ 독립의 오단계

왜 독립의 오단계인지 '아!' 하고 깨닫는 재미가 있다

소유주를 살해했단 혐의로 재판법정에 선 인공지능!

살해 혐의는 벗을 것인가? 이 인공지능은 독립된 주체로 자신의 삶을 획득해낼 수 있을까?

정부허가로 지능을 증축시킬 수 있고, 신체의 일부를 기계화할 수 있는 미래 배경의 SF 법정소설.

이 소재는 먼 미래같지도 않다. 내가 막 대학생이 되었을때, 20살 교양 수업당시 'AI와 이세돌의 대결'은 매우 큰 이슈였고

토론 주제는 매번 '인공지능'에 대한 것이였다. 기계에 대한 엄청난 발전과 그로 인한 두려움.. 그래서 이번 주제가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대한 소재라고 생각들었다.

언젠간 엄청 발전하게되면 인간의 부족하거나 노화된 신체들은 기계에 의존하게될것이고, 

심지어 이 책 속처럼 뇌, 그리고 정신과 기억들은 기존 그대로 남아있고 신체만 진짜 사람같은 기계로 대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되면 어디까지를 기계로 보고, 사람으로 봐야하는지 그 경계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이고,

이 책에 나온 내용들도 충분히 있을만한 재판일것이라 생각한다.

저번학기에 법수업 들은 나를 아주 칭찬해~

물론 법에 대한 기초지식없어도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재판과정이나 권리에 대한 것들을 좀 배워서 더 쉽게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것같다.

인공지능 모델의 소유주 '가혜라'와 법적 대리인 '오재정' 변호사.

사고로 죽을뻔한 하나뿐인 가혜라의 아들 '가재민'의 정신을 기계와 연결해 되살아나게된 인공지능 가재민.

이 인공지능은 '가재민'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법정 재판에 서게된다.

매우 흥미진진했고, 자리에서 한번에 읽게되었던 이야기.

독립의 오단계를 응원한다!

독립의 오단계는 SF8 시네마틱 드라마 <인간증명>으로도 나온다.

문소리 배우님이 가혜라 역으로 나오시는데 선한 역이 아닐거라는 것에서 더 기대하고있닿ㅎ


사회로부터 강요된 역할에 저항하고 언제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누구에게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이야기다. -p217


/ 새벽의 은빛 늑대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다. 진한 우정과 추억들.

내 친구들도 생각나고, 내가하는 독서모임 친구들도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 일상에서도 서로에게 가드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P131

서로의 삶에 든든한 힘과 튼튼한 벽이 되어준 여성 바이크 동호회 '은빛 늑대 라이더스'

하지만 지구에 공기가 극심하게 오염되면서 공기 정화 수준과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구역이 나누어지게된다.

옛날 지구의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공기청정구역 '에어시티'는 대형 공기필터로 유지되어가는 공간이기때문에 제한된 인원만 살 수 있다.

그 3인방 정해민, 두슬기, 윤예리는 옛날 상쾌한 공기 속에서 바이크 타던 추억을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

마치 지금같다.. 미세먼지가 심했던 작년, 그리고 현재 다른 이유긴 하지만 마스크벗을 수 없는 상황..

소설을 읽으며 왜 이생각은 못했지하면서 공기를 나도모르게 엄청 마셨다. 

당연하게 마실 수 있는 이 공기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도 올 수 있는데. 다시금 현재의 소중함도 깨닫게되었다.

메인 스토리는 3인방, 그들 서로의 아픔 속 애틋함을 풀어가며 더 똘똘 뭉치고 마지막은 이지안까지 함께 힘을 합쳐 연대하는 모습에 대한 것이다.

뭉클하면서도 흐뭇한 이 관계들에 자연스레 내 주변 사람들이 생각났다.

진짜 이 책은 소중하고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꼭 주변사람한테 전해줘야지!

#언제나 했던 말은 바로 자신을 위해 살라는 것이었다.

그의 타임라인 속도에 한해서 안전하게 지켜지고 그러면서도 점차 변하기를 응원하고 또 응원했다. -P135

# "그때 언니가 해줬던 말이 너무 힘이 되고 용기가 되었어. 

내 탓이 아니라는 말, 폭발해야 하는 사람은 네가 아니고 널 그렇게 만든 사람이라는 말."

누가 널 빡치게 하면 절대 품지 말고 혼자 뒤에서 폭발하지도 말고 그대로 면전에 날려줘. 만약에 혼자가 어려우면 우리한테 말해. -P136

# 지금 이 속도가 딱 좋아. 느리지 않아. 네가 너의 속도로 가고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만날 수 있었잖아. -P136

/ 루나벤더의 귀가

지금 깨달았다. 다 읽고 제목보는거 왜이렇게 재밌는지 ㅎㅎ

루나벤더의 귀가. 아주 통쾌하다

가상현실 속 게임으로 치료하는 '헤븐 나이츠'.

직접 게임으로 들어가서 식물인간이 된 친구 '진주'를 구하는, 헤븐나이츠의 개발자들.

하지만 진주를 구할 날은 딱 하루, 몇시간도 채 남지 않았고 이 상황에서 법적인 가족이 아니라 생명연장도 할 수 없는 상황.

진주의 친오빠는 진주의 재산으로 얼른 생명연장이 끝나길 바라고, 이 3명의 친구들은 혈연 다음 차례의 가족으로 인정받은 상황이라 답답하기만하다.

과연 진주는 살아날 수 있을까? 에 대한 이야기.

진주, 유리, 보라. 개인적으로 각 게임 속 닉네임도 너무 재밌다

진주는 블랙펄, 유리는 유리크리, 보라는 루나벤더

그리고 여기서 다룬 가족에 대한 정의도 마음에 든다.

"혈연과 이성 간 혼인 중심의 가족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원하는 이와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동성, 비혈연, 비혼 그리고 비성애 구성원으로 이뤄진 가족 신청법..."

너무 마음에 드는 작가님을 찾아서 행복하다.

이루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 그리고 인스타도 봐야지 (@Luca.light4you)

서로 다른 '옳음'이 움직이는 방향에 관심이 많으시다니,

멋있다.

이야기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오는 것이다.

나를 찾아온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더 멀리, 잘 닿을 수 있도록 나는 그저 이야기의 안전한 여행 길을 빚는 '도구'다.

앞으로 더 좋은 '도구'가 되어 그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고 싶다.

-작가의 말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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