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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얼굴들
황모과 지음 / 허블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억과 사람들의 감정. 과거와 미래.
이 소설에서 풀어낸 이야기들은 위 단어들을 색다른 감정으로 다가오게 한다.
SF소설을 좋아한다. 허블로 SF 덕후에 입문해서 믿고보며 나올때마다 읽었다.
그 중 하나인 밤의 얼굴들 또한 내 기대감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황모과 작가님의 문장이 좋았다. 소설집에서 밑줄 그은 문장은 몇 안되는데 이 책에서 문장의 표현과 기억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특히 첫 스토리 부터,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는 사람들의 그리움과 역사, 그리고 기억 이것들을 잘 풀어낸 이야기이다. 언젠가 일어날 일일거같은, 만나고싶어도 찾고싶어도 찾지 못하는 가족들.
그걸 이어주는 사람과 미래.
마지막에 의문이 풀릴때 찡하면서 내 마음이 동요되었다. (반전은 직접 보는 걸로-)
'당신의 기억은 유령'도 마찬가지로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수도있겠구나 하면서 상상력을 넓힐 수 있었다.
떠도는 기억 데이터들과 감정을 상대방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이어주는 직업. 공감력이 약한 주인공이 이렇게 누군가를 위하며 다시금 잊지 않도록 해준다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모멘트 아케이드'도 비슷한 맥락이였는데 기억 데이터를 사고파는 거래소이다.
사람들 서로가 함께 공유하고 존재하는 감정들,경험들을 뭉클하게 풀어내었다.
그때와 다르게 다시금 새롭게 다가오는, 알고보면 그게 아니였던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사실들.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와 '니시와세다역 B층'은 실존하는 분들의 사연을 직접 듣고 작가님이 써내려간 소설이라고 한다. 내게 더 가깝게 다가온 소설들은 작가님의 탄탄한 스토리와 노력이 담겨 더 감정이 잘 전달되는 듯하다.
역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들과 그 속에 담긴 감정들을 여섯편의 소설로 풀어낸다.
동시에 그 이야기들을 나도 함께 따라가게되는 이야기들. 나는 어떤 감정으로 어떤 기억으로 사람들을 대하고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6편의 이야기들.
매번 붙잡고 떠오를때마다 꺼내보게될거같다.
-동아시아 출판사분들 좋은 책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자를 이해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무관심은 증오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시간이 더 지나면 나를 증오하는 시선도, 이유 없이 증오의 대상이 된 나도 사라지겠지. - P16
마음의 병을 다스려야 해요. 누구나 병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마음 단단히 먹고 어떻게든 살아가야 해요. - P87
제 삶의 의미까지 덩달아 부정하는 순간, 제 삶에 말할 수 없는 미안함을 느꼈어요.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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