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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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의 '고'자도 모를 정도로 스쳐지나기만 하였다.

산문집으로 고양이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냈을까 하여 신청하게된 '고양이의 대하여'

표지도 너무 맘에든다 ㅎㅎ

단순히 예쁘다, 어떻다 칭찬하는게 아니라 고양이와의 있는 그대로 작가님의 경험,

그리고 작가님의 관찰로 바라본 고양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나온 '특히 고양이는'에서 어머니의 역할, 그리고 어릴적 작가님이 겪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들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왜냐면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읽었을때 고양이에 대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에 대한

이야기지 않을까?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오히려 생생한 한편의 현실 이야기라서 더 흥미로웠다.

작가님의 처음 고양이에 대한 시선, 그리고 점차 성장해나가며 변하는 고양이에 대한 생각들을 알 수 있어 재밌었다.

어머니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고 거기에 보조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우울한 역할이었다... 절대 물러나면 안되는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고양이에 대하여 P27

어쩔 수 없이 고양이들을 해쳐야했던 순간들.

(더 자세한건 '고양이에 대하여'를 읽어보시길 바라요-)

어머니가 떠나 쉬어야했고, 그 일을 대신 아버지 스스로가 했을때의 충격

정신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뱀이나 다른 야생 고양인줄 착각한 스토리 등

술술읽히는 글과 상황묘사에 나까지 마음이 쓰라렸다.

이후 도시에서, 그리고 '고양이 나라'라는 낡은 주택에서의 검은 고양이와 회색 고양이를 길렀을때는

내가 집사가 된 듯했다. 매우 흥미로웠던 부분!

그외의 다른 여러가지 고양이들도 나오는데 고양이의 시선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

새끼를 베고 낳았을때 각 고양이마다 다른 행동들,

주인을 대하는 태도, 고양이끼리의 경쟁 분위기...

얼마나 잘 묘사했는지 내가 키우고있는 기분, 내가 고양이가 된 기분이였다.

무언가를 계속 주시하고 지켜보기 쉽지않은데 정말 애정이 넘치시는구나 싶었다 ;)

너무 마음이 아프고 집중했던 부분은 검은 고양이가 아팠을때의 부분이다.

이때 고양이의 여러 특성도 알게되었다.

죽음을 맞이할때 어둡고 추운 곳을 찾아간다는 것... 너무 슬프다

하지만 그냥 고양이가 아니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비록 모두 녀석과 상관없는 인간적인 이유이긴 해도,

하여튼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녀석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고양이에 대하여 P105


꼭 살리고야 말겠다는 마음. 나도 응원하게 되었고 안절부절했다.

다른 고양이들보다 가장 먼저 우선이되어 내 하루를 온전히 사용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간절하고 불안했을지 느껴졌다.

 


매력이란 과연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우아함,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어떤 특징을 아낌없이 내뿜는 것. 하지만 여기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 그냥 넘어가면 안될 것 같은 부분,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부당한 일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 처음부터 남들에 비해 너무나 많은 것을

지니고 태어나는 생물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반드시 도로 내놓아야 하는 건가?

매력이란 과외의 것, 남아도는 것, 불필요한 것, 그냥 마구 나눠주는 어떤 힘 같은 것이다.

고양이에 대하여 P135

고양이 각자마다 다 다른 매력, 공통점을 알 수 있었다.

친구 집에 고양이 2마리가 있는데 둘이 성격이 엄청 다르다.

강아지 같은 고양이랑, 도도한 고양이로 완전 상반된 성격이였는데 각자 매력이 다 달랐다.

고양이 알못인 나는 고양이는 다 도도한줄 알았는데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애교많은 친구들, 자기가 매력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는걸 아는 친구들,

사람과 잘 친해지지못하는 친구들 등등 다양하고

그 속에서도 비슷한 유형이라도 조금씩 사람처럼 성격이 다 다르구나,

감정이 다 있는 친구들이구나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외모와 상관없이 고양이 자체적으로 큰 매력이 있다는 것.

이 책속에서 추레한 오렌지색 고양이처럼 도리스 레싱이 자연스럽게 돌보게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이게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태어남부터 죽음까지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들,

진짜 동물들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사람같이 똑같은 생명체이고 다 각자 감정이있다, 가족이고, 절대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며

동물을 키울때 특히 가볍게 키워서는 안된다는 것!

이 책속에서는 다양한 성격과 다양한 색, 모습의 고양이들이 나오고

각자의 고양이에 대한 마음과 애정어린 도리스 레싱 작가님의 시선을 볼 수 있다.

또한 고양이와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것같은 느낌이 가장 좋다

'나만 고양이 없어' '나만 집사 아니야' 라 하시는 분들

이 책 추천합니다~

(게다가 도리스 레싱 작가님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여성해방, 계층갈등, 인종차별, 환경에 대해 관심도 많으시고

객관적이면서도 세밀한 묘사에 감정이 녹아들어있어 술술 읽히는게 마음에 든다)


어머니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고 거기에 보조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우울한 역할이었다... 절대 물러나면 안되는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 P27

하지만 그냥 고양이가 아니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비록 모두 녀석과 상관없는 인간적인 이유이긴 해도,

하여튼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녀석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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