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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 딸의 우울증을 관찰한 엄마의 일기장
김설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난 24살의 우리엄마 첫째딸이다.
책을 읽는 이유. 내가 보는 관점과 전혀 다른 관점을 보기 위해서.
딱 이 책인듯하다. 나와 또래인 딸, 그리고 그 딸의 우울증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
우리 엄마도 이럴까, 괜시리 눈물과 쓰라린 마음이 느껴졌다.
왜냐하면 딸이 하는 이야기나 말, 행동이 나도 엄마한테 했던 행동인거같기도하고.
어릴적 나를 챙겨주고 내 옆에서 바로 이것저것 돌봐주고 눈치보고 했던 엄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되었다.
낮과 밤이 바뀌었다는 작가님의 스토리에, 어릴적 내가 너무 울어서 우리엄마 잠도 못잤던 이야기가 생각났고,
갑상선도 그렇고 여러모로 나와 엄마 이야기같아 더 감정이입되었다.
게다가 난 첫째딸이고, 그림을 전공하고있다. 매우 비슷한 이야기가 많아서 더더더 애착가는 책
정말 잘 읽었다 싶었던 이야기.
" 자연스럽게 내 잘못으로 결론이 나고 당분간은 벗어나기 힘든 죄책감을 짊어지게 된다.
(중략) 이 모든 것이 모두 개인의 잘못인지 나는 따져 묻고 싶다.
힘든 엄마들은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아이의 정신과 진료비를 감당하느라 정작 자신의 우울은 방치하고 있는 엄마들은 수없이 많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자식의 우울증이 전부 엄마의 잘못인가요? "
책 자체는 쉽게 읽혔는데 그 내용은 순간순간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아니라고, 죄책감 갖지 말라고. 안그래도된다고.
가끔 엄마가 내게 묻는 말이 이런 감정이였나 더 디테일하게 알게된 순간들이었다.
"나영아, 엄마는 좋은 부모야? 좋은 엄마야?"라고 말했을때
난 단순히 엄마가 좋고 우리엄마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나 챙겨주는게 너무 좋아서 '응! 좋은데 왜?'
라고만 대답했는데 엄마가 묻는 그 물음 속에는 더 디테일한 대답을 원해서이지 않을까
책, 여행 그리고 같이하는 이야기들과 경험.
피곤하다는 이유로 나는 엄마가 막 물어오는 질문에 짜증을 냈고,
엄마는 내가 우선순위였을텐데 나는 나만 바라보며 엄마는 뒷순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사람인데. 나를 누구보다 사랑해주는 가족인데..
이제 나도 어느정도 컸으니 엄마를 위로해주고 엄마랑 보내는 시간을 더 늘려야겠단 생각이 든다.
엄마랑 다툴때 툭툭 던진 말들이 엄마에겐 너무나 큰 상처가 되었을것이다.
힘든 엄마가, 이제 내게 위로받았음 좋겠다.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책. 밤마다 들쳐보고싶은 책.
사랑한다고 계속 말씀드려야지
지금 아이는 고통의 비명을 지른다. 부모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잘 해내리라는 보장은 없어도 가능한 모든 일을 시도해야 한다. 나는 여전히 좋은 엄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나를 지배하는 우울의 장막부터 걷어내야 한다. 지금 당장 절망으로 추락하는 우울을 막아서야 한다. 새로운 안경을 쓰고 내면을 들여다본다. 가장 먼저 나를 파괴하려는 불안과 마주친다. - P94
연스럽게 내 잘못으로 결론이 나고 당분간은 벗어나기 힘든 죄책감을 짊어지게 된다.
(중략) 이 모든 것이 모두 개인의 잘못인지 나는 따져 묻고 싶다.
힘든 엄마들은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 아이의 정신과 진료비를 감당하느라 정작 자신의 우울은 방치하고 있는 엄마들은 수없이 많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자식의 우울증이 전부 엄마의 잘못인가요?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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