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클래식 - 스트라빈스키부터 진은숙까지 현대 작곡가 40인 열전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트라빈스키에서 진은숙까지 현대작곡가 40인 열전'이란 부제의 이 책에 며칠간 푹 빠졌었다. 뒤표지에 달려온 CD 한 장은 나중에 차에 꽂을 생각으로 뜯지도 않고, YouTube로 번슈타인의 지휘모습 또 랑랑의 피아노 연주모습 곁들여가며, 졸병시절 친구 집 골방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음반을 몰래 듣고 또 복학 후 아르바이트 사이 짬짬이 르네상스니 디쇠네니 하는 음악 감상실에서 존 케이지나 스톡하우젠의 음악을 부탁해서 듣던 지난날들을 떠올리기도 하며, 더구나, 오늘 12월 11일은 올리비에 메시앙과 엘리어트 카터의 생일이자 또 나의 생일이기도 하니, 일종의 생일축제 기간으로 생각하면서.

이 책에서 말하는 '현대작곡가'란 무슨 음악의 시대사조 그런 것을 뜻을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저 '20세기의 작곡가'들을 의미함이다. 하기야, 요즘의 음악애호가들 중 벨라 바르토크나 쇤베르크 또 쇼스타코비치나 힌데미트를 파격적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것이 음악이라면 난 음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셈'이라는 당시 대가로부터의 모멸을 당하거나 또 '소리를 지르며 무대에 올라 난동을 부리는 청중 때문에 공연이 중단되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겪은 작곡가들이나 그냥 평탄하게 '누리기만 한' 작곡가들이나 오늘 날 돌이켜 볼 때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은 원래 저자가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들을 한데 묶어 엮은 책이고, 또 그런 이유로 작곡가들을 일단 '속성'별로 분류하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독립적 章으로 다루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것이 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살았던 삶의 공간과 예술의 세계가 겹쳐질 수밖에 없었기에,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전체그림'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얼마 전 읽었던 일본작가의 그 '얄팍한' 이야기 모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설명과 해석의 깊이에 있어서 차원을 달리하는 책을 읽었다는 것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재미있게도 이 책의 진수는 본문이라기보다는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후 두 페이지에 걸쳐있는 그 작가 작품의 CD 설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 CD 판매상에서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성들여 붙여져 나오는 그 설명은 또 다른 관점에서의 작가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주며, 해당 음악을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일으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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