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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시민 불복종
변재원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마음이 이렇게 동하는 책은 오랜만이다. 작가 변재원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정책국장이자 과거 이동권 시위를 불편하게 생각하던 서울대학원생이다.
책 『장애시민 불복종』에서는 그가 어쩌다 ‘착한’ 장애시민에서 데모하는 ‘나쁜’ 장애인이 되었는지 그 이유와 연대기가 담겨있다. 아주 맛깔스러운 문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말이다. 이 책이 단순히 장애인의 인권을 주장하는 사회 서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적어도 완독 후 내가 느낀 이 책은 장애인의 인권을 넘어서 한국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느끼고 있는 사회의 아픈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부터 시작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계기가 된 김용균의 이야기까지 굵직굵직한 한국 사회의 역사가 담겨있다. 그리고 저자는 언제나 약자에게 시선을 돌리며 묻는다.
“평화란 무엇인가?”, “장애인은 어쩌다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소리쳐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하고 말이다.
읽는 내내 감동했다.
가슴이 울렁거려 오늘 밤은 잠들지 못할 것 같다.
나 역시 타인의 불쾌함을 초래하는 ‘운동‘의 이중성을 혐오했다. 그러나 어느날, 모든 것이 평화롭다고 자부하던 내 삶에 허무한 적막감만 돌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나서야 시끌벅적한 그 자체가 평화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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