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행복할수 없다
다케다 교코 지음, 은미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20년전 교생실습 때가 생각난다.

간밤의 술이 덜 깬 선생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지 걱정스러웠는데, 새내기 교생이 모르는 교직생활이 거기 있었다. 숙제 검사를 핑계로 수업 내내 체벌과 훈시로 때우는 베테랑 선생.

조회 시간, 교무실까지 들려오는 노처녀 선생의 째지는 목소리. 쉬는 시간 주식동향에 육담을 섞어가며 불만을 토해내는 선생들. 재단파와 비재단파 선생들의 주먹다짐

교직에 대한 나의 환상은 그렇게 깨졌다.

그리고, 15년 뒤 보육원 선생님들을 보고 존경심이 다시 부활하였다.

자기 자식도 아닌데 인내하면서 사랑을 베푸는 그 모습에서 감동을 읽었다면, 지나친 나만의 감성일까. 부모처럼 넘치는 사랑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인간이 필요로 하는 사랑을 나눠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을 심어주는 보육원 선생님들은 정말 천사처럼 구도자처럼 보였다.

이 책은 나에게 내 자신을 다시 교직의 현장으로, 그리고 보육원의 선생으로 돌아가게끔 유혹하며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직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감동만이 아니라 바로 현실과 이성을 통해 육아를 직시하도록 한다.

부모의 좌절된 욕망, 아니 덜 채워진 욕망이 다다익선의 아이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풍부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아이들의 직접 체험마저 부모가 대신해 주거나 혹은 인터넷이나 비디오, 텔레비전으로 대신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다다익선은 사랑이며, 마음이며, 생각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영특하고 순수하며 바르다. 명심하자. 베풀수록 늘어나는 그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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