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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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번역가 김선형씨는 제인 오스틴에 대한 평생의 애정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과거의 번역이 문장의 사전적 의미를 전달하는데 치중했다면 이 책은 현대적 어휘와 리듬감이 사용되어

인물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쉬워 읽기 편하답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19세기 영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의 고전입니다.

소설은 "재산이 많은 독신 남자라면 반드시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이 온 세상이 인정하는 진리 중 하나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영국 시골 마을 롱본에 사는 베넷 가문의 다섯 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소설의 중심축은 영리하고 주체적인 둘째 딸 엘리자베스와 막대한 재산을 가진 귀족적 청년 다아시의 만남입니다.

첫 무도회에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외모를 평가 절하하며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엘리자베스는 이를 계기로 그를 '오만한 남자'로 낙인찍어 버립니다. 이후 위컴의 거짓 증언이 더해지며 그녀의 '편견'은 확신으로 굳어져버립니다.

반면 다아시는 처음의 거부감과는 달리 엘리자베스의 지적인 매력에 점차 빠져들지만, 자신의 신분적 우월감에 사로잡힌 채 무례한 방식으로 청혼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이를 단호히 거절하고…

이 사건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내면을 뒤흔드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됩니다. 오해를 풀기 위한 다아시의 헌신적인 노력과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깨닫는 엘리자베스의 과정은, 인간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기 부정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다아시가 지닌 오만은 상류층이라는 사회적 지위에서 기인한 것이며, 엘리자베스가 지닌 편견은 자신의 통찰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이는 현대 사회의 계급 갈등이나 세대 갈등과도 맞닿아 있으며 종종 타인의 경제적 배경이나 단편적인 외모나 언행만으로 상대를 규정짓고, 그것을 '객관적인 판단'이라 착각하는 것입니다.

엘리자베스가 자신이 가장 지혜롭다고 믿었을 때 가장 큰 오류에 빠졌던 것처럼 혹시나 우리 자신도 확증 편향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당시 여성들의 삶은 지독하게 현실적인듯 합니다. 사랑 없는 안정을 선택한 샬럿 루커스와, 가문의 파멸을 아랑곳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도망친 리디아의 모습은 대조적이며, 그 사이에서 '사랑'과 '존중', 그리고 '경제적 자립'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상징하는듯 합니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자신의 무례함과 편협함을 깨닫게 되고,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통해 자신의 지적 교만을 확인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더 나은 인간'이 된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오만 또는 편견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부정적 결과를 맞게 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내 자신을 그런 시선으로 쳐다볼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들은 타인의 진실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내가 쓰고 있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먼저 벗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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