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유가 있으리라고 짐작했고 자기 마음대로 그것에 대해 확신했다. 나는 그제야 ‘개‘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가족의 불행에 우는 건 자연스러운일이었지만 그는 끝까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에게 울 일이란 사람에 관한 것으로 한정되어 있었던걸까. 그렇다면 그런 한정이 가져오는 이점은 무엇인가. 울 만한 대상의 불행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고집하는 것은. 그렇게 불행에 대해 열어두지 않고 닫아두는 것은 그를 안전하게 하나. 하지만 그렇게 타인을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얻는 안전이란 역으로 얼마나 안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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