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일곱, 364일 ㅣ 블랙 로맨스 클럽
제시카 워먼 지음, 신혜연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제시카워먼. 타고난 글쓰기 재주꾼. 우리나라 예일대학에서 수업을 들은 적도 있다고한다. 학점은 항상 A를 놓친적이 없다고하니 그 솜씨가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이된다.
블랙 로맨스 소설. 뭔지 잘 모른다. 그저 추리 소설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읽게 된 책이다. 황금가지는 민음인이라는 출판사에 딸린 픽션 전문 출간 브랜드라고 한다. 이 황금가지에서 여러 분야의 신선한 로맨스들을 출간하는 것 같다.
열일곱,364. 1년은 365일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하디 당연한 사실. 하지만 364?뭔가 시간과 관련이 있겠구나 싶은 생각말고 다른 뜻은 생각 할수 없었다. 결국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 뜻을 깨달았다. 365일을 살지 못하고 364일, 열일곱 나이를 364일 살고 죽은 리즈.죽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 열일곱이었다.
책은 처음부터 긴장감이 감돈다. 믿는 사람만 믿고 존재가 분명치 않은 유령으로 사건의 시작을 알리고, 그것으로 책은 시작한다. 유령이 되고 나서는 서로 너무나도 다른 생활을 해왔던 다른 친구와 둘이서 함께 지내는 리즈. 마치 뭐에 묶여 있기라도 한것 마냥 둘은 생전 별로 좋은 사이가 아니었지만 계속 함께 하면서 사건을 풀어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배워 나가는 용서와 우정. 그리고 고쳐나가는 잘못된 생각들. 하지만 너무 늦은 뒤다.
책에는 청소년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한두명이 아닌 각자의 아픔과 개성을, 각자의 삶을 가지고 있는 여러명의 청소년들의 심리가 세심하게 드러나 있다.
청소년의 특징은 뭔가를 할때, 특히 친구들과 무리지어 어울려 있을때는 무슨짓을 해도 잘못된 짓인지 인지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고, 그것을 정당화 하려는 아이들이 더욱 많다. 나도 그랬고, 누구나 그럴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것들이 마냥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며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그 사건들의 중심 인물을 3자의 입장으로 만들어서 관찰하게 한다. 그로 인해서 주인공인 리즈는 아무렇지 않게 해왔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자신의 행동들을 돌이켜보고 지켜보면서 잘못된 점들을 깨닫고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고쳐나간다.
예전에는 몰랐던 것도 무엇이 잘못됬었는지 깨닫고 후회하며 사과한다. 중요한 부분이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서 그들의 행동이 무작정 나쁘다고 말하며 바른길을 알려 주는것보다 자신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생각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것이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 숨어 있다. 예측할수 없는 25개의 퍼즐로 완성된 커다란 그림.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쉬지 않고 본것 같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의 수사 과정이 좀 첨부 되었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리즈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다른 시점에서도 이야기를 끌어 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블랙 로맨스라는 새로운 여러분야에서의 신선한 기존의 로맨스가 아닌 다른 로맨스를 다룬 장르. 처음 겪어 보았지만 너무나 괜찮았고 매력적이었다.
뭐라고 단정지을수가 없는 책이었다. 하지만 청소년 도서로는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다. 잠정적으로 숨이 있는 옳은 길의 방향들, 그리고 한참 혼란스러워 할 아이들에게 잘못된 선택이 어떤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 달달하지만 한 이름 앞에 블랙이라는 말이 붙어 그 분위기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은 아니었지만 깊이와 교훈이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