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에게 - 영성이 마음에게 건네는 안부
김용은 지음 / 싱긋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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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영성'이란 뭘까. 영성이라는 단어가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는데 이 책의 저자인 김용은 수녀님에 따르면, 일상에서 마음을 돌보는 게 마음영성이라고 한다. 두 손 모아 경건히 기도해야만 영성을 실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고 이해해보는 것, 한국인이나 직장인, 누군가의 자식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마음속에 갇힌 진실한 내 모습을 마주해보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면서 내 마음을 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1장 마음에게, 2장 당신에게, 3장 아픔에게, 4장 다시, 마음에게, 이렇게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목과 차례가 보여주듯 흔들리는 마음에게 건네는 영성 안내서이다. 이 책에서는 '흔들림'이 중요한 단어로 언급되는데, 유독 잘 흔들리는 사람이 있다는 서문의 한 문장에서 멈칫했다. 나는 그냥 잘 흔들리는 사람일 뿐 이상할 것은 없다는 말씀인 것 같아 위안이 됐다. 고민이 많은 사람들, 종교는 부담스럽지만 기댈 곳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씀이 매 꼭지마다 들어가 있는데 좋은 말씀이 정말 많다. 아래 문장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다.


"애타게 갈망해도 원하는 만큼 사랑할 수 없다. 그래서 고통스럽다. 그러나 여기에서 오는 아픔을 기꺼이 수용하련다. 사랑하고 싶은 나의 갈망 또한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나를 가장 슬프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도 흔들리는 이유는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김용은 수녀님이 '흔들리는 마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흔들림까지 사랑하자는 것 아닐까. 사랑하고 아파하고 또 사랑하는 일. 그것이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덕, '영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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