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임진왜란 :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3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 사실 이런 책을 딱 집어드는 사람은 어느정도 역사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임진왜란에 대해 아주 전문적으로 알 수도 있고, 피상적으로라도 교과서 이상의 내용을 습득한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 임진왜란 관련 서적이 한두권인가요? 서점의 전쟁사 관련 코너에 임진왜란 책을 보면 병자호란은 불쌍할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임용한"선생 때문이지요!


물론 그만한 역사학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통해 역사에 대해 대중적으로 이해시키는 교수님급은 아마 임용한 선생이 가장 선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다 전공이 아니고, 논란이 없지는 않지만 주로 전쟁사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어중이 떠중이들 사이에서 분명 군계일학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도 아예 틀린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솔직히 본인 스스로만 나오는건 그다지 '재미'는 떨어집니다. 이 책의 공저자 조현영씨 같은 분들의 방송용 집필이나 전문 방송인들의 편집 같은 것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처음에 이 책을 받아 펼쳐보았을 때 조금 당황했습니다. "어? 이거 임진왜란 배경 소설책 같은 건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읽다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각주에 이것이 상상력에 의한 이야기인지, 사실에 관계한 팩트인지, 사실 관계가 애매하지만 어떤 설을 선택했다던지 하는 설명이 잘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가미되다 보니 읽는 재미가 붙어서 읽기가 수월한 장점이 있더군요.


특히 최근에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데다가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니 책을 읽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논문 펼치면 눈이 저립니다. 예전에는 이럴 줄 몰랐는데... 그렇다고 읽기만 좋은 책을 고르면 속이 터집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무슨 근거로 이런 소리를 하는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 이런 식의 편집은 나름의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젠가 더 이상 이 폰트 사이즈로도 책을 보기 힘들어지는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정도라도 즐겁습니다.


또 이게 학자들 특유의 서술 방식이 아니라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서술됩니다. 예를들면 전쟁사 개괄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그것만 이야기 하고, 미시적으로 당시의 무기, 선박, 경제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또 그것만 이야기 하는 것이 흔합니다. 당연하겠지요, 자기 전문도 아닌데 여기저기 들쑤시는건 소설가들이 하는 일이니까요. 자칫 다른 곳을 쑤셨다가 더 난해해 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예전에 레판토 해전 관련 책을 읽다가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 두꺼운 책에 작은 글씨로 넣을 수 있는 것들은 죄다 다 밀어 넣다보니 머리가 나쁜 본인으로서는 책갈피 여러개를 끼워 넣고 돌려보지 않으면 머리속이 뒤집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적절한 부분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이야기를 집어 넣어 기반 지식이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씌여졌습니다. 뭐, 더 디테일을 원한다면 교양서를 넘어서야 하겠지요.


밥벌이 때문에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밤 시간에 술마시면서, 그리고 주말에 확! 몰아 봤습니다만 그렇게 읽어도 부담없는 책이었습니다. ... 다만! 표지 디자인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 주락이월드, 스코틀랜드 증류소 탐험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버번 때와 같이 이번 스카치도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단비와 같네요. 이런 책들이 아니라면 우린 원서 뒤적거리며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것이 맞는지 고민하고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지난 책들을 자주 읽었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유사역사학(사실 그들을 학자라고 불러야 할지도 의문인 민망한 단어이지만 말입니다)과 글로써 싸워온 분인지라 이번에도 그런 종류의 것인가?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될 정도였죠. 당연히 그런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요.  

그러나 이번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는 그것보다 좀 더 많은 것을 깨주는 책으로 나왔네요. 바로 우리가 예전에 어렴풋이 알고 있어 이게 학문의 영역인지 아니면 전설의 영역인지 헷갈려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상식깨기로 말입니다. 

역사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거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꽤나 어려운 부분까지 들여다 보는 분들이야 '뭘 그런 당연한?'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대중들에게는 역사와 야사의 내용이 구분되지 못해 서로 짬뽕되고, 옛날 교과서에 나왔던 이야기들에 별다른 비판없이 '그러려니' 하고 단편적으로 외우기만 했던 부분들에 대해 빠져버린 톱니의 한 구석을 끼워주거나 가차없이 가로질러 물과 기름처럼 이것과 저것을 구분해 주기도 하기에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역사에 관심을 두고 있으면서도 별로 관심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을 짚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모든 것을 줄기대로 파악하고 살을 맛보고 싶은 것이라면야 하룻밤에 읽는 책을 볼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책과 교육을 받아야 하겠지만 대중서는 대중서로서의 영역이 분명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이 바론 대중 교양의 영역에서 움직여 주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 되겠죠. 그간 너무나 많은 사료들이 있어 이야기 만들기에 좋은 조선사들은 넘쳐났고, 어느정도 바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의 선이 그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고대사 영역은 사료가 적고 상상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지라 그간 수많은 유사 사기꾼들이 판친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꽤 알려진 언론사마저 그런 부분에서 사실 보다는 다른 것에 의지한 글을 싣기도 하더군요. 이런 대중서가 널리 읽혀져 대중의 기본 수준이 올라간다면 그런 것들도 어느정도 위축되어 괴롭힘을 덜 당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어 봅니다. :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기스의 교환 - 몽골 제국과 세계화의 시작
티모시 메이 지음, 권용철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점점 책을 읽으면서 그 범위가 좁고 깊게 파고드는 덕질의 영역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세상 뭐는 안 그렇겠습니까만 때때로 내가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들에게는 아닌 것이 아닐까?라는 간단한 의문을 떠올리기도 하죠. 이번에 읽은 <칭기스의 교환>이라는 책도 그러합니다.


최근 유목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일반 대중이 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런저런 대륙과 해양의 수많은 나라들의 역사들을 겉핥기 식으로 돌다 보면 문득 정주 문명이 아닌 유목민의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의문이 듭니다. 책의 제목처럼 칭기스가 들어간 몽골이라면 사실 완전한 유목민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지점이 생깁니다만... 그러나 유목에서 시작한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만들었고, 그것이 또 어떻게 그렇게 빨리 무너졌는지, 그리고 몽골의 제국이 세계에 미친 영향이라는 것이 무엇이 건데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책이네요.


책을 대강 살펴보면 아주 긴 저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책을 읽을 분이라면 이 서론을 그냥 넘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칭기스칸으로 시작되는 몽골 역사의 개괄이 건조하게 진행됩니다. 이 책의 뒤쪽에 나오는 많은 레퍼런스 자료들을 보면 아실 수 있겠지만 감정보다는 중립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자칫 지루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그러나 이것을 보지 않으면 교과서에서 본 그 거대 제국 몽골이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단순히 몽골은 원나라가 아니며, 그 많은 칸국이 어떤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유목민의 전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머릿속에 넣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에 대한 개괄이 끝나면 이제 제가 이 책을 보고 리뷰를 하게 되는 이유 <칭기스의 교환>이라는 타이틀처럼 칭기스칸의 몽골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것들이 두 번째 챕터를 통해 나오게 됩니다. 전 이걸 원했어요!!


다른 정주 문명과는 많이 떨어졌던 몽골이 어떻게, 무엇을 받아들이며 나갔는지 처음에는 전쟁과 관련된 것들을 보여주다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다음으로는 종교 이야기가 나옵니다. 재미있는 건 "몽골은 관대하다"라는 시점이 아닌 몽골인의 눈으로 종교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것이 어떻게 적용되었기에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관대함이 아닌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받아들인 종교들이 몽골의 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몽골 세계의 장인들과 사상, 문화, 예술과 함께 그들의 식생활과 같은 미시적인 내용들도 보여줍니다. 유럽인 혹은 평범한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 많은 근현대 엔터테인먼트들이 보여준 몽골의 이미지- 들을 이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가질 수도 있겠지요. 물론 아쉬운 것은 사실 자체를 보다 보니 원하는 만큼 더 많은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소설을 쓸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D


그리고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아주 사소한) 그 긴 서론에 비해 결론은 정말 짧게 서술했다는 것. :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 박제된 역사 뒤 살아 있는 6.25전쟁 이야기
한준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사람이 뭔가 싶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은 이미 발달된 미디어들이 상당히 표현해 주어 익숙하다고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참상에 대해 증언해 주었습니다. 옛날 영화처럼 총알에 맞아 윽! 하는 비명하나와 삐져 나오는 핏물이 전부가 아님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말이 가지는 무게는 그 중량이 또 다름을 알게 됩니다. 사람이 사람의 조각이 몸에 붙는 일이 일생에 몇이나 경험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 사람을 쌓아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얼마나 떠올릴 수 있을까요. 옆 사람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살 수 있음이 단순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끼는 절망감은 얼마나 어두울까요.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외치는 전쟁이란 얼마나 가벼운 것일까요. 아니 애시당초 전쟁을 벌이는 그 숭고한 이유들과 당위가 얼마나 가치없음은 또 얼마나 다가올까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또 얼마나 사람을 보고 있는가요.

총을 맞아 피를 흘리고 정신을 잃었음에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그 난전 속에서도 안전한 곳에 피신을 시켰고, 원수로 알던 사람들의 꼴을 보고 측은함을 느껴 먹을 것 한봉지라도 나누는 것은 또 어떤 모순이며. 생면부지의 군복입은 사람에게 기꺼이 밥을 내어주고, 기꺼이 이동하는 차의 옆자리를 내어주는 성정은 어떤 발로인지요. 인간을 조각조각 부수면서도 그럴 필요없는 상황에서 손을 내미는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정신을 놓아버리지 않을 수 있는 가족이란 또 무엇인가요.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긴다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삶의 경험이 다르고, 삶의 가치가 다르고, 삶의 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저에 흐르는 사람의 공통된 가치란, 내 머리속 어느 한 귀퉁이를 밀고 들어오는 감정의 복잡함을 미리 막지 못하게 합니다.

끊어버린 담배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ps. 이 서평을 적은 때는 밤 시간 입니다. 밤이 더욱 유들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