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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평점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겸손한 공감' 책이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중년 여성의 우울, 마흔의 사춘기 등 한국적 특성에 기초한 정신건강 패턴을 주의깊게 살핀다는 책 소개를 보며 '어? 세가지 다 내 이야기네?' 싶어 읽게 되었다.
최근 주위에서 정신과에 상담 간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된다. 예전에는 정신과라고 하면 조현병이나 정신질환이 있어야 가는 곳이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정신건강에 조금 이상이 있다 싶으면 상담을 신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고, 정신의학과 선생님을 TV로만 봤던지라 정신과에서의 상담이 궁금하기도 하다.
책 속에는 실제로 정신과에서 상담했던 여러 사례들이 나왔고, 사례에 대한 저자 김병수 선생님의 생각과 조언이 담겨 있었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났다는 상담 주제는 "가족이나 친구를 심리적으로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남편이 우울해 보인다. 걱정돼서 왜 그러냐고 물으면 대답도 안하고 짜증을 낸다"며 아내가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례도 흔하다.....
이때는 "표정이 어두워 보인다"며 상대의 감정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왜 우울한지 이유를 말해보라고 다그치지 말고 먼저 "당신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고 말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 해줘요"라며 상대의 마음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는 확신을 보여주면 된다.
구체적인 질문과 정신과 의사의 현명한 답.
어쩌면 나도 궁금했을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제시되는 사례마다 꼼꼼히 읽어보고, 나와 비슷한 일은 더욱 집중해서 읽어보았다.
'관계를 망치는 말버릇' 편이다.
부부나 연인이 대화하며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는 경우로
"당신이 뭘 몰라서 그래", " 당신은 그 뜻을 아느냐"
"넌 그게 문제야", "너는 너무 예민해"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어쨌든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등의 대화를 망치는 말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었다.
나도 남편과의 대화에서 은연중에 나왔던 것 같은 말, 남편에게 들었던 것 같은 말들이 나와 헛웃음이 나왔다.
남편과 다투고나면, '왜 이렇게 사소한 일로 싸웠을까?'를 생각할 때가 있는데,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였던것 같다.
3장에서는 '우울, 불안, 상처로 힘든 이들에게 전하는 말' 이 나왔는데, 그 중 '우울한 사람이 많이 쓰는 말' 편에 눈길이 갔다.
우울하면 생각의 초점이 자신에게 모아진다. 자기 마음에만 집중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의 특징적인 사고 습관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보다 "내가... 나는... 나를"이라는 일인칭 단수 대명사의 사용 빈도가 우울증을 더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분노에 찬 사람은 나보다 너, 당신 같은 이인칭이나 그녀, 그, 그들처럼 삼인칭 대명사를 더 많이 쓴다.
그러고보니 나도 가끔 기분이 다운될 때,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내가 왜 그랬을까?', '나는 왜..'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럼 나도 우울증?
다행히 책을 읽어가며 우울증에 대해 좀더 깊이 알게 되고,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스트레스 받고 우울해지지만 우울장애는 전체 인구의 10%만 걸린다. 잘 치료 받으면 완치된다고 하지만 이것 또한 진실이 아니다.....
우울증은 복잡하다. 환경과 생물학적 요인의 복합체이며 생각과 현실의 충돌, 실존적 갈등에서 비롯된다..... 약과 상담도 필요하지만 자기 성찰과 헌신, 그리고 진중한 기다림을 통해서만 풀린다.
어렵지만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스쳐지나가는 우울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우울증이라고 생각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겸손한 공감' 책을 읽으며 정신과 선생님과 긴 면담을 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께 여러 사례를 소개받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선생님의 좋은 말씀을 들으며 나의 미래를 좀더 희망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느꼈다.
문득 마음이 힘들어지는 날..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책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