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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 오래된 나와 화해하는 자기 역사 쓰기의 즐거움
한혜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3월
평점 :

요즘 50이라는 숫자가 자꾸 어른거린다. 내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보다 더 강하게 다가오는 듯한 오십이라는 나이..
40대가 되고보니 주위에 50대 전후의 지인들이 많아졌다. 언니, 형부, 직장 선배들..
간혹 드는 생각인데, 40대가 되니 나 스스로 건강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지면 주변에서는 잘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50대가 되면 주변에서도 나이듬을 느끼고 젊은이도 아닌, 노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는 것 같다. 젊음 후반 늙음 초반의 50대 언저리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책을 접하며 오십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는 오십 전후에 나의 역사를 써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생소하지만 흥미롭게 느껴지는 내용.. 왜 오십 전후일까?
이제 오십은 그만큼 '젊은' 나이이다.
그런데 아직 젊다는 건 그만큼 미래가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내가 제대로 잘 가고 있나?' 하는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와 아픔이 있다면 더 늦지 않게 치유해야 하는 나이이다. 뭔가 인생의 방향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면 방향을 바꿔야 하고 수정할 게 있다면 수정해야 하는 나이이다.
100세 시대에 맞춰 오십을 삶을 정리하는 중간점검 시기로 본다는 의미인듯 하다.
저자는 자기 역사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라? 쓰고 보니 이게 나였네. 나도 잘 모르던 그런 나였네!'라고 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한다.
자기역사쓰기.. 자서전같은 의미인걸까?
책 곳곳에는 자기역사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여러 글들이 나와 있었다.
그 중 '내 몸에 대해 너무 무심했다' 편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사실, 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이미 난 내 몸이 고장 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른 척했다. 병원 가서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게 싫고 두려웠다. 그래서..... 핑계를 대며 병원에 가지 않았고, 뭔가 불길한 마음을 덮어버리려고 했다. 그래도 그 불길했던 마음이 유방암 3기라는 무서운 현실로 돌아올 줄은 미처 몰랐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후에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L씨의 글로 소개되어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들으면서 자기만 힘든것이 아니었구나를 깨닫는다고 한다. 나 역시 책에 소개된 여러 글들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도 절망과 불행의 시기를 지나갔구나.. 나와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를 생각하기도 했다.
마지막 4장은 ''나'라는 반세기 보물상자 : 다음 50년을 피워낼 다섯 가지 희망에 대하여'가 주제였다.
앞의 1~3장은 과거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라면 4장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자기 역사를 쓴다고 해서 그동안 없던 희망이 갑자기 생긴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자기 역사 쓰기를 마치자마자 인생의 장애물이나 위험이 모두 사라질 거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십은 희망을 소중히 다루고 가꿔나가야 하는 나이이다. 희망을 포기하기엔 너무 젋은 나이인 것이다.
오십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희망적으로 안내해주는 마지막장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책 전체에 나와있는 수많은 자기역사쓰기 사례들을 읽으며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삶이 진심으로 와닿는 느낌이었다.
각자의 치열한 삶을 돌아보고 글로 적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나도 나의 역사 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오십이 되기 전,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