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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주부 15년차, 음식은 내게 일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결혼 전까지는 엄마가 준비해주는 음식을 먹는게 당연한 권리인줄 알았는데, 내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보니 음식은 정성이고 건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음식을 공부합니다' 책을 처음 봤을 때, 음식공부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졌다.15년간 차곡차곡 사들인 요리책이 5권이나 되지만 음식인문학자가 쓴 음식 이야기책은 처음이라 궁금함에 읽어보고 싶었다.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딱 멈춰진 페이지는 '설날 음식은 떡국?' 편이었다.
떡국은 설날에 먹는 전통음식으로 '떡국 한그릇 먹으면 한살 더 먹는다' 정도 지식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첫번째 문장부터 등장하는 '열 번째 음식공부는 명절 음식이라도 전 국민이 먹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떡국도 송편도 전국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라는 글에 호기심이 솔솔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책 속에는 옛날에 떡국떡을 직접 만들던 이야기부터 나왔다. 집에서 직접 쌀을 빻고 찌고 가래떡 모양으로 만들어서 떡국떡을 만들었던 시절 이야기.. 정말 힘들었을것 같은데 그래서 더 의미있는 떡국이었을 것 같다.
1800년대에 서울지역에는 떡국을 먹었으나 경상도 지방에는 떡국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 1950년대 포항출신의 할머니가 김해로 이사하기 전까지 떡국을 몰랐던 이야기를 읽으며 무척 신기했고,
이를 통해 적어도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의 해안에 가까운 지역과 제주도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먹지도, 차례에 올리지도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동서남북으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설날에 떡국을 먹고 차례에 올리는 관습이 없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글을 보며 내가 사는 경상도 지역도 떡국을 먹기 시작한지 안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선왕실에서는..... 1896년 1월 1일부터 기존의 음력을 폐지하고 서양의 양력을 채용했습니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는..... 양력설만 쇠도록 강력한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설날의 떡국 차례와 떡국 먹기가 정부의 캠페인과 언론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1970년대가 되면 떡국이란 음식 자체를 몰랐던 남부 지역의 가정에서도 양력설에 떡국을 먹고, 음력설에 이웃 몰래 '메차례'를 올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18세기 서울의 설날 떡국은 20세기 후반에 와서 전국의 떡국이 되었습니다.
아...
나 어렸을 적 엄마가 소고기와 두부로 끼미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떡국을 자주 끓여주었는데.. 너무나 익숙한 음식, 떡국이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전국적인 음식이 되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했다.
우리집 아이들에게 떡국을 만들어줄 때, 꼭 지금 읽은 떡국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이 외에도 '불고기의 기원은 평양불고기?', '치즈에서 배운 두부의 발명?', '양념 배추김치 등장의 일등공신은 반결구배추?' 편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 순으로 더 흥미롭게 느껴진듯하다.
'음식을 공부합니다' 책을 통해 나에게 익숙한 음식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 15년 주부경력에 음식공부가 더해지니 왠지 더 전문적인 엄마가 된 느낌이다. 음식! 맛있게 먹고 멋있게 공부하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