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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 공부 의욕을 샘솟게 하는 하루 10분의 기적
유정임 지음 / 심야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좀더 크면 괜찮겠지.. 초등 고학년쯤 되면 알아서 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지금 우리집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
이쯤 키워보니 내 손발 고생해서 챙겨줘야 하는 일은 많이 줄었는데, 감정적인 부분, 학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신경이 쓰인다. 특히 곧 중2가 되는 첫째아이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 중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책을 만나게 되었다.
요즘 첫째아이의 학원을 옮기는 문제로 학원상담을 했었다. 학원에서 테스트할때마다 나름 높은 점수를 받았던지라 편안한 마음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예상보다 더 많이 틀려온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지만, 내심 나도 충격이었다.
이러한 내 마음 같은 이야기가 책 속에 나와 있었다.
가끔 시험을 보고 나면 도대체 내 아이가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는 엄마들을 본다. 이유가 없을 리 없다. 내 아이를 두고 가장 객관적이 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제 엄마'가 아닐까.....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서 아이를 보자..... 보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보이고 있는 대로 볼 줄 아는 혜안은 마음의 욕심을 조금 내려놓을 때 비로소 생길 수 있다.
글을 읽으며 내 마음 한쪽이 다시 쓰려왔다.
학원 테스트 후 한동안은 내 마음 속에서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어', '학원 문제가 너무 배배 꼬였나?'...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 내 아이의 실력이 그 정도구나..
두 아이를 서울대와 카이스트에 보냈다는 책의 지은이 유정임님은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오늘이 수능일이니 우리아이의 대학입시가 딱 5년쯤 남았는데... 우리 아이도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책을 정독했다.
'아이가 원하는 분야의 최고를 꿈꾸게 하라' 편이다.
둘째 아이가 고등학생 때 학교 기숙사에서 전화를 했다.
"엄마, 친구들이 나한테 부럽대요.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좋겠다고요."
진로와 꿈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정해진 진로를 바꾸었다고 해서 인생사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하고 싶은 무엇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진로에 대한 꿈은 자주 바뀔지언정 하고 싶은 것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부모가 알려줘서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 말이다.
저자는 인상적이었던 답을 소개하기도 했다.
드림웍스의 부사장 CCO 빌 다마슈케의 인터뷰 내용으로
"아버지는 트럭기사였고, 엄마는 식당 종업원이었죠. 제가 커서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부모님께 물어볼 때면 한결같이 말씀해 주셨어요
'네가 뭘 해야 하냐고? 네가 좋아하는 분야의 최고가 되면 된단다. 아빠처럼 운전이 하고 싶으면 미국 최고의 트럭 운전사가 되고, 엄마처럼 식당에서 일하고 싶으면 널 따라올 사랍이 없을 만큼 최고의 웨이터가 되면 돼.'.....
무엇을 하든 여러분이 정말 원하는 분야의 최고를 꿈꾸세요"
나는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준적이 있었나? 원하는 분야의 최고가 되라! 나도 언젠가 아이게게 꼭 이야기해주리라.
'적당한 결핍이 성취를 부른다' 편도 흥미로웠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답이 안 나와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 정답을 바로 알려준다고 생각해보자. 공부는 인내한 뒤 성취를 얻어내는 과정인데, 너무 쉽게 채워지면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간절하지 않을 때 먹는 산해진미보다 정말 배고플 때 먹는 찬밥 한 그릇이 더 간절하다. 공부도 마음이 움직여야 결과가 나온다. 부족해지기 전에 무엇이든지 해주겠다는 빠른 물량 공세는 아이를 오히려 지치게 할 수 있다. 스스로 간절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부모의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후 '지나친 풍요로움이 아이를 망친다' 편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글이 나온다.
첫아이를 낳고 백일이 지난 순간부터 영어책을 들고 설치던 나의 모습을 기억해보면 웃음이 난다..... 무조건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원하는 건 다 해줄 수 있어야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다. 돌이켜 보니 아이의 행복을 핑계 삼은 나의 만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아이와 한바탕 했다.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엄마와 간섭이 싫은 아이와의 사이에서 쌓여온 갈등이 빵 터진 것이다. 아이는 직설적으로 말했고 나는 서운함에 잔소리폭탄을 쏟아내고 엉엉 울어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 역시 아이의 행복을 핑계로 나의 만족감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딸을 키우는 엄마들은 "딸에게 사춘기가 오니 서로 악다구니 쓰고 싸우면서 울게 된다"라고 했고, 아들의 사춘기를 맞은 엄마들은 "아들에게 사춘기가 오니 아예 엄마랑 얘기도 안 하고 완전 무시하려 들어서 혼자 벽 보고 앉아 흐느껴 울어요"라고 했다.
책 속의 글을 읽으며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위안이 되었다. 딸과 서로 악다구니 쓰며 싸우다가.. 그 미안함에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처럼 서로를 챙기는 중이다. 칼로 물베기도 아니고..ㅜ.ㅜ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책을 보며 인덱스테이프를 참 많이 붙였다.
마냥 공부 잘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두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엄마가 세월이 지나고 나니 알게 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었다.
카이스트 물리학과에 간 첫째아이와 서울대 경영학과에 간 둘째아이의 성장과정과 방송국 PD로 일하는 워킹맘이면서 두아이의 엄마인 저자의 교육방법과 소신이 잘 묻어나 고민많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엄마의 성향도 다르고,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지만 나와 내 아이들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적용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