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 개 부탁드려요 - 21세기 신인류, 플랫폼 노동자들의 ‘별점인생’이야기
유경현.유수진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20년에 'KBS 다큐 인사이트 - 별점인생'이 방영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은 분야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들의 일상은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였다.

그리고 2021년 7월. '별점인생' 이야기가 '별 다섯 개 부탁드려요!' 책으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가지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플랫폼 서비스 중 눈에 익은 것으로 쿠팡플렉스, 크몽, 배민라이더스, 카카오 대리기사 등이 있었고 익숙치는 않았지만 대리주부, 위시켓, 와요, 숨고, 우버, 인스타카트 등의 플랫폼 서비스도 소개하고 있었다.

 

그 중 '자유롭게 일하면서 내가 잃은 것 - 대리주부 이동희' 편이 눈에 띄었다.

내가 주부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재취업을 해보니 '무슨일을 하는가'보다 '어떤 시간에 일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떄문이다.

 

플랫폼 가사 노동 서비스라는 것이 다소 생소했지만, 4시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진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4~5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겼는데 그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다니!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 할 수 있는 일자리. 동희씨가 그토록 찾아 헤맨 일자리였다.

 

동희씨는 수납, 정리 및 가사 서비스 자격증을 보유한 베테랑 가사 서비스 매니저에 20년간 헤어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도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전업주부로 지내던 동희씨는 하루 4시간 일을 하고 난 후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에 고객의 집에 도착해 플랫폼 앱을 열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가사 서비스 시작이다. 동희씨는 고객에게 높은 별점과 후기를 받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고객의 평가에 따라 받는 임금도 달라지고 등급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은 후기와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더 자주, 더 오래 일해야 한다는 동희씨는 '왜 이렇게 모든 것이 별점으로만 평가되는지 이해가 안돼요. 벌점을 허위로 매기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데 왜 별점으로만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지 안타까워요' 라고 말하기도 한다.

 

동희씨는 높은 별점을 위해 무리해서 일하다가 몸에 무리가 왔다고 한다. 하지만 시급이 더 낮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 가사노동 서비스를 하고 있는 동희씨는 내 또래 주부의 대부분이 했었던 동일한 고민을 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 할수 있는 일이 없을까?'

 

나 역시 둘째아이가 5살이 되었을 때 유치원에 보내고 일을 시작했기에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일을 시작하고 난 후 삶에 활력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좋은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는 이야기도..

 

자유롭고 싶어서 시작한 플랫폼 노동. 처음엔 정말 자유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진짜 자유로운 것인지 동희씨는 확신이 없다. 자유에 대한 모든 책임은 플랫폼 노동자의 몫이 되는 플랫폼 세상..... 플랫폼 노동의 이면에는 너무나 씁쓸하고 외로운 각자도생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플랫폼 노동은 비교적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반면, 높은 별점과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동료도 상사도 없이 등록된 플랫폼의 동료들이 다 경쟁자가 되는 사회에서 일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프로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다음은 나에게 제일 익숙한 플랫폼 노동자 배달 라이더 이야기를 읽어보았다.

 

라이더들은 음식점에 소속된 신분이 아니라 자신이 배달한 만큼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음식점들이 플랫폼을 통해 라이더를 공유하는 것이다.

 

라이더들은 라이더 전용 앱에서 출근버튼을 누르고 콜을 기다린다. 금콜, 똥콜, 전투콜 이름도 생소하지만 실시간으로 뜨고 사라지는 콜들을 주시하고 있다가 콜을 잡는다.

 

"배달 대행업체에서 800만원, 900만원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하잖아요..... 그 정도로 벌려면 상당히 무리하면서 일한다는 거예요. 밥 먹으면서 자동 콜 수락을 한다는 건데 위험 부담이 커요. 헛된 광고, 과장 광고인 거죠"

 

어느 순간부터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키면 라이더들이 온다. 길을 가다보면 콜을 기다리는 라이더들과 배달대행 업체 간판이 보이기도 한다.

근처에 오토바이를 두고 휴대폰을 주시하고 있는 라이더들..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엔 배달 라이더들이 참 치열한 삶을 살고 있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오늘 일하지 않으면 오늘 일당이 없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끊임없이 뜨는 콜을 잡으며 배달완료시간에 맞춰 달려야 하는 라이더들. 부디 안전하게 일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이 외에도 일대일 메이크업강사와 유튜브 크레에이터 등을 함께 하는 N잡러 이야기, 플랫폼에 상륙한 직업 펫시터 이야기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

 

플랫폼 노동자는 좋게 말하면 프리랜서이다. 재능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의 장이 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운명 속에 뛰어드는 것이다.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갈수록 낮아지는 단가에 점점 오래 일할 수 밖에 없다는 플랫폼 노동자, 그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성공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별 다섯 개 부탁드려요' 책 속에는 플랫폼 서비스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별점인생 이야기에 씁쓸해지다가도 플랫폼 서비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박수쳐주고 싶기도 하다. 꼭 성공하기를.....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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