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
하세가와 가즈오.이노쿠마 리쓰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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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음이 아팠을까요?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이라는 부제 떄문일까요?

 

나의 가까운 가족 중에는 치매를 앓고 계신 분이 없지만, 조금 더 범위를 넓게 잡으면 치매를 앓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보통은 여러해 고생을 하시다 마지막에는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듣게 되어서인지 치매라는 이름만 들어도 참 안타깝습니다.

 

치매라는 것이 다른 사람을 몰라보고 나 자신을 잃어가는 병처럼 느껴지기에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라고 밝히는 노의사의 얼굴이 슬퍼보였나 봅니다.

 

하지만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책 속에는 슬픔은 없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일본 치매 의료의 제 일인자인 하세가와 가즈오 박사님은 '하세가와 치매척도'라는 세계 최초의 표준치매진단검사를 만든 분입니다.

 

1974년 처음 공표하고 1991년에 개정이 되었다는 '하세가와 치매척도'의 질문 항목은 저도 접해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질문지를 보며 우리 엄마에게 질문해보고 싶어 사진찍어 오기도 했었죠~

 

- 몇 살입니까?

- 오늘은 몇 월 며칠입니까? 무슨 요일이지요?

-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세 가지 단어를 말해 보십시오. 나중에 또 질문할 테니 잘 기억해 두세요

 

등의 간단한 질문이지만, 실제 치매 증상이 있는 분들은 잘 대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행이 우리 엄마는 우수한 점수로 치매가능성이 낮다고 나왔었어요

 

하세가와 박사님은 만 88세에 치매에 걸렸고, 자신의 상태를 세상에 공표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치매에 걸린 사실을 공표한 이유도 '치매는 누구나 마주하는 문제이므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번 걸리면 끝'이라든가 '아무것도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특별 취급도 하지 말아주세요. 그것이 의사이자 치매 환자인 제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리고 책을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봐 요미우리 신문사의 편집위원과 협력해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치매 전문의로서 지금까지 몇백 몇천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국가 검토위원도 역임한 저이지만, 실제로 치매에 걸린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치매 당사자가 된 후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치매 이후의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을 치매와 마주하며 쌓은 연구 결과들도 치매 역사의 일부로서 이 책에 남기고자 합니다.

 

프롤로그의 글을 읽으며, 오랜 기간 치매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한 의사선생님이 치매 환자 당사자가 되어서도 꼭 전달하고 싶은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치매 책들 중에서 가장 솔직하고 깊이 있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책을 보며 치매에 대해 좀더 이해하게 되었고, 치매 당사자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매환자가 느끼는 치매증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 아픈 가족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 치매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파트를 관심있게 보았는데, '치매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편에 나온 일화가 마음에 남아 소개합니다.

 

하세가와 박사님의 가족들과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린 장인어른이 같이 식사를 하던 중 장인어른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시지요? 누군지 알 수가 없어서 곤혹스럽습니다."

치매에 대해 연구하던 저였지만, 당장 가족의 그런 모습을 보니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어떻게 할까,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당황해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뜻밖에도 딸아이가 외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우리를 못 알아보시는 것 같은데 우리가 할아버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걱정 안하셔도 되요."

장인어른은 손녀딸의 말을 듣고 무척 안심하시는 듯했습니다.

 

하세가와 박사님은 이러한 체험이 들어간 그림책을 출간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치매에 대한 이해심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고도 합니다.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책은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이나, 치매증상이 시작되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치매예방을 위해 치매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권합니다.

 

치매 전문가이자 치매 경험자가 들려주는 치매이야기는 너무나도 솔직하고 담담해서 마음이 묵직해질 수도 있습니다.

 

'치료제 없는 병과 함께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부제처럼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을 지어주신 하세가와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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