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볕이 잘 듭니다 - 도시에서 사일 시골에서 삼일
한순 지음, 김덕용 그림 / 나무생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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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쭉 성장했지만, 외할머니댁이 시골이어서 시골에 대한 추억이 꽤 남아있다. 방학때면 며칠간 할머니댁에 가서 자연에서 뛰어놀기도 하고, 농사일을 조금 도와드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시골에서 성장한 남편은 노년을 시골에서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처음의 나는 '난 절대 시골 안간다'였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며 시골생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고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도시와 시골 사이의 어느곳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이러한 생각 때문인지 '도시에서 사일, 시골에서 삼일' 부제에 자연스럽게 이끌려 읽게 된 '이곳에 볕이 잘 듭니다' 책은 평일에는 출판사에서 기획과 편집을, 주말에는 시골에서 힐링을 하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우리집과는 다르게 저자의 집은

 

약간 도회형인 남편, 약간 시골형인 나는 도시에서 나흘을 살고, 시골에서 사흘을 사는 일상으로 늘 토닥토닥 투닥투닥이다..... 시골집에서 서울로 올라가려 청소를 할 때 남편의 행동은 빨라지고, 얼굴엔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반면 나는 시골의 집을 두고 왜 또 아파트로 돌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꾀를 부린다.

 

슬며시 웃음이 지어지는 한공간 다른 두사람의 모습이다.

투닥거리지만 정감있는 부부의 모습과 자연의 품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저자의 모습이 우리 언니 가족 혹은 옆집 부부의 모습처럼 화목해 보여 무척 보기 좋았다.

 

유리창 밖 조그만 텃밭이나 잔디에 풀을 뽑으러 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우선 긴바지에 긴팔 윗도리를 입고, 목에 수건도 하나 두르고, 고무장갑에 모자, 장화까지 착용해야 한다..... 이렇게 차리고도 유리창 밖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잡초들을 미처 다 뽑지도 못하고서 유리창 안으로 들어올 때가 많다.

 

빵~ 터진 부분

우리집에도 텃밭이 있다. 옥상공간을 쓸수 있는 아파트 탑층이기에 남편이 옥상에 텃밭을 만든 것이다. 아니, 집에서 텃밭을 가꾸고 싶은 남편이 마당있는 집으로 이시가자고 하는 것을, 겨우 달래 옥상을 마당처럼 쓸 수 있는 아파트 탑층으로 이사온 것이다.

 

햇볕 좋고 바람좋은 좋은 봄날 모종을 심고 텃밭농사를 시작할 때는 기분이 날아갈 듯 좋으나, 한 여름 매일 물주러 가고 잡초를 뽑아야 할때면 저자와 같은 생각과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긴바지에 긴팔, 목에 수건 하나, 모자 필수! 그렇게 입고도 잡초들을 다 뽑지 못하고 집으로 다시 들어와 멍~ 떄리고 있으면 헛웃음이 날 때가 있다.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것이 아니구나..는 여름에만 자주 하는 생각^^

 

'이 곳에 볕이 잘 듭니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진 큰 목차 아래 작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다.

글을 읽어나가며 점점 크게 느껴지던 소녀같은 감성의 저자의 마음.. 글에도 삶에도 진심이 묻어났다. 저자의 집 이야기, 사람 이야기, 사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글을 읽다가도, 드문드문 나오는 그림과 시에 또 한번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이제 와 새삼

 

연꽃 피시었다

저 뿌리께 복잡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꽃 피는 소리 고요하다

꽃 보는 마음도 고요하면 좋으련만

피고 지는 일,

뿌리 내리고 걸러내는 일,

외롭고 고단했을 일 생각하다

한순간 연꽃과 얼굴이 마주쳤다

연꽃이 시침 떼고 말갛게 웃는다

나도 모르는 척 같이 웃었다

 

시를 읽고, 나도 모르는 척 같이 웃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사람냄새 나는 책,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다라는 마음이 드는 책을 만나 참 좋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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