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큰글자도서] 오늘이 내 인생의 봄날입니다
16명의 우리 할머니 지음, 충청남도교육청평생교육원 기획 / 리더스원 / 2020년 6월
평점 :

제목부터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는 '오늘이 내 인생의 봄날입니다' 책은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공부를 하는 어르신들이 지은 글을 엮은 것이다.
1935년 ~ 1958년에 태어나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신 우리 할머니들의 어렸을적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쓴 편지 등이 들어있다. 어려운 시절 속에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신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고 배움의 기쁨을 알아가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간 글이라 세상 어느 글보다도 진솔하고 감동이 있었다.

지금은 글을 배워서 당신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지금 내 마음이 얼마나 벅차고 떨리는지 몰라요. 나는 늘 당신에게 고맙고 미안해요. 글도 잘 모르는 나와 결혼해 줘서 고맙습니다. 언제까지나 당신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글을 배우고 남편에게 처음으로 보내는 편지이다. 그 시절에는 학교를 보내지 않는 일도 다반사였을 것이다. 거친 삶 속에서 먹고 살기 위해 학교 말고 다른 선택을 했으리라. 뒤늦게라도 글을 배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썼을 그 설렘과 벅참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운동회' 글과 일러스트를 보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내 어머니도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일을 도왔다. 반면 어머니의 남동생은 대학교까지 나왔다. "그 당시에 여자들은 공부 안시켰어" 덤덤히 말씀하시지만 서운함도 있지 않았을까? 일러스트 속의 아이가 내 어머니인듯 느껴져 그림만 한참 바라보았다.
티 없는 얼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가슴이 아팠다. 학교에 와서 운동회를 보는 건 행복했다. 하지만 함께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고 괴로웠다.
동생의 운동회에 도시락을 싸갔던 아이는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에 글자을 배우고 글을 쓰고 작가가 되었다. 할머니의 지난 세월을 글로 쓰시니 이제는 왠지 환한 웃음을 짓고 계실것 같다.
책의 일러스트는 충남예술고등학교 미술과 한국화 전공 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했다고 한다. 할머니들의 글을 읽고 공감하며 그림을 그렸을 학생들에게도 칭찬을 듬뿍 해주고 싶다. 그림이 글과 찰떡처럼 잘 맞아 감동이 두배였다. 책의 크기는 일반 책보다 큰 A4용지 사이즈에 글자 크기도 커서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읽을수 있게 만들어졌다.
'오늘이 내 인생의 봄날입니다' 책은 우리 세대, 어머니 세대, 내 아이들 세대에도 두루두루 읽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려웠던 시절 고생하신 우리 할머니들의 노력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
※ 이 글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