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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언어 - 삶과 죽음의 사회사, 2024 아우구스트 상 수상작
크리스티안 뤼크 지음, 김아영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11월
평점 :
🗓 24.11.14~15 / 🩷 도서 협찬 🩷
* 해당 도서는 출판사 '북라이프'에게 (@booklife_kr)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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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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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에 대한 생각은 일반적으로 자살 관념과 함께 시작된다. 혹은 자살 관념을 일으키는 다른 일이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자살 관념이란 자살을 탈출구로 생각하는 것부터 직접 죽겠다는 더욱 강렬한 생각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자살 관념에 이어 자살 계획 수립이 이루어진다. 그런 다음 자살하겠다는 뜻을 굳히고, 결국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죽음을 향해 논리적으로 한 발씩 다가가는 셈이다. 이러한 사고방식, 즉 죽음으로 이어지는 붉은 실은 죽은 사람이 살아 있던 동안 어떤 식으로든 자살로 생을 마감할 것이 이미 정해져 있던 것처럼 보이게 한다.
자살이란 무엇일까❓ 한국은 자살률 1위에 빛나는 나라이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고 지금의 사회가 형성되기까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고 현재진행형이라 생각한다.
자원이 없으니 인간을 갈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자살은 저런 부분들에 대한 반동이라 생각한다.
초중고를 지나 수능이 인생 최대 시련인 것처럼 세뇌 교육을 하고 이후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결혼, 출산 등 끝없이 빠르게 굴러가는 사회 속에서 주류가 되지 못하면 낙인을 찍어버리는 모습은 개개인에 한 배려도 여유도 없어 보인다.
뭐가 문제인지 모른 채 열심히 굴러가다가 어느 순간 터지는 것처럼 🧨
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거라 생각한다. 깊든 얕든.
사람은 생각보다 연약해 쉽게 상처 입고 쉽게 나약해진다. 하지만 사람은 스스로 쉽게 죽을 수 없다. 그게 무서워서든 신체 특성상이든.
사족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이 책이 보고 싶었다. 자살의 언어는 무엇이 있을까 싶어서.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지 혹은 남이 알아채줄 수 있을지 더 나아가서는 막을 수 있을지(물론 거의 불가능할 거라 생각하지만)
단순히 자살생존자 혹은 유가족에 대해 다뤘을 거라 생각했는데 입체적으로 다룬 책이라 오히려 배움이 컸다. 특히나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안락사에 (여기선 조력사라 칭함)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데 얼마 전 기사를 통해 캡슐에 들어가면 가스로 인해 고통스럽지 않게 안락사 당할 수 있단 말에 좋다고 생각했던 나를 돌아보며 열심히 읽어보았다.
죽음에 대해서는, 특히 자살에 관해서는 참 많은 의견들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마지막을 선택할 권리 vs 단편적인 부분으로 죽으면 안 된다 (ex. 정신병)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의견 vs 죽음만이라도 나를 위해서 등등
수많은 의견과 갈등, 철학적 · 생물학적 요소, 정신과적 의견과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의사들의 이야기, 자살 생존자, 유가족들 이야기 등등 읽어보면 정말 좋을 내용들이 많다.
사실 사람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거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리셋할 수 없고 바꾸기도 어려우니 도피처로 생을 마감하자는 생각을 하는 거라고 😔
실제로 자살 생존자 중 대부분은 다시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걸 보면 정말 죽고 싶어서 죽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을지도 모르겠다.
무서워서 못 죽었다. 그래서 어영부영 살아가고 있고 그런 생각도 곧잘 한다.
그렇지만 이런 책들을 보면서 뭔가 위안 아닌 위안을 받는달까나.
고독한 죽음이라 불리는 그것은, 정말 사무치게 외롭고 힘들어서 모든 걸 끝내버리고 싶어서 선택하는 것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하며 생각을 멈추라기엔 부질없다. 그 순간만큼은 사랑하는 사람도 내 미래도 무슨 상관인가 싶으니까.
나 같은 경우엔 책에서 구원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고찰하고. 물론 그마저도 힘든 날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