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한 정의 -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이영래 옮김, 최재천 감수 / 알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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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어느날이었다. 아마 2018년이었을거다. 나는 원체 더위를 안타는 편인데 그 해 여름은 굉장히 더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까지 우리 집은 에어컨이 없었다. 가족들이 다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는 탓이었는데 그 해가 지난 후 바로 에어컨을 샀다. 뜬금없이 웬 더위 얘기냐 묻는다면 이때부터가 기후 위기에 심각성을 절실히 느꼈던 때라 그런데, 이 시기 이후 나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덩달아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과 동물이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도 있다. 처음엔 <시스피라시>나 <카우스시라피> 같은 다큐를 보았다. 인간이 동물과 어류에게 행하는 행동으로 인해 자연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다큐인데 솔직히 충격이었다. 인간이 지구를 파괴한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어렴풋이 있었지만 분리수거도 잘하고 에어컨도 잘 안 켜는 나는 나름 지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만했었기에 더 충격적이었는데 이때 동물의 권리도 많이 침범 당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관련 책도 조금씩 읽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실상 동물에 별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 정도로 심각한지 몰랐다. 공장식 가축 농장, 유기견, 불법 어류 포획, 상아 사냥, 소싸움 등 끝도 없는 문제들이 쏟아졌다. 솔직히 몇 가지 주제는 동물 학대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우연히 인간으로 태어나 내가 아닌 다른 비인간들에게 벌어진 행위라고 관심 없었던 게 너무 부끄러웠다. 이 책은 동물 변호사로 활동하다 작고한 딸을 위해, 모든 동물을 위해 쓰려졌다. 철학적이고 애정이 가득한 책이다. 그와 동시에 독자를 일깨워주고 심각성을 알려준다. 아직 나는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물을 매우 사랑해 동물을 위한 단체에 들어가 무언가를 할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 인식을 조금씩 바꾸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동물 권리'를 '인권'과 동등하게 취급해 줘야 한다고 했는데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이었지만) 뒤늦게 깨달았던 게 창피했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더욱더 그들의 권리에 관심 갖고 관련 책이나 영화도 많이 봐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이런 책은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 있지만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 두껍다고 안 읽기엔 동물들이 너무 고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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