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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양장) ㅣ 소설Y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섬세한 문장의 나열, 그리고 물에 잠긴 세계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판타지 소설 『다이브』를 순식간에 읽었다. 소설은 기계 인간이 되어버린 수호의 죽음에서 시작하지만 물속에서 올라와 지워진 기억이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는 과거가 과거로 머물지 않고 그로부터 또 다른 변화와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마주하기 싫은 기억이나 감정이 거부해야 할 쓸모없는 것들에 그치지 않으며, 그것으로부터 새로 시작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수호는 자기의 기억을 들여다보기를 용기 있게 선택한다. 이에 얼마 살지 못하는 수호를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 기계 인간으로 만들어내려는 부모를 보며 자기 존재에 대해 의문을 던지던 기억, 두려움을 이겨내고 경이 삼촌과 마주하려고 하는 수호의 모습들을 보며 수호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말을 알지 못하는 가제본이더라도 수호의 곁에는 선율이 있으니 수호가 자기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 또한 함께하는 이들의 여정에 동참하고 싶었다. 소설 Y 대본집 『다이브』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들이 찾은 과거의 기억은 어떤 기억일지, 그 기억을 어떻게 이겨낼지 읽어보고 싶고, 기대되었다.
소녀는 아직 과거에 잠들어 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과거에. 망가지지도 않은 물건들을 버려 대고 냉장고에 음식을 박아 둔 채 잊을 수 있었던 시절에. 물론 꿈이긴 했지만, 선율은 그런 꿈이라면 잠만 자다가 굶어 죽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_22P
하기야 모두를 순전한 마음으로 아끼고 용서하고 이해하기란 천사나 할 일이지 사람의 태도는 아니다. 천사처럼 군다는 것은 상대를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말을 모르고 규칙을 모르는 것에 화내지 않듯이 기대가 없고 하찮은 존재에게만 한없이 너그러울 수 있다._110P
*창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