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상처받은 유년시절의 기억을 덮어두고 살아가던 호정의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상황을 견디며 성장하던 호정. 어른들이 일부러 호정에게 상처를 주려 했던 것이 아니었더라도 숨겨진 의도를 눈치채는 호정에게는 어른들의 작은 행동, 말 하나하나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 호정은 어떤 것도 문제가 없다는 듯이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무난하게 살아가려고 하지만, 억압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문득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런 호정의 앞에 나타난 전학생 은기. 호정은 왠지 자신과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는 은기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은기에 의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된다. 열일곱 살 호정에 의해 나의 청소년 시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호정이 겪은 상황과 같지는 않지만, 호정의 변화하는 감정에 몰입하며 그 당시 청소년기의 내가 느꼈던 상처라는 한 감정으로만 환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호정이 은기를 만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대로 은기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그들은 힘겨운 일을 마주하게 되고 호정은 외부, 그리고 자신과 싸우게 된다. 은기를 만나고 난 이후의 호정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을 수 없다. 호정은 은기를 통해 온기를 느꼈고, 은기가 주었던 따스함은 호정의 얼어붙은 호수를 녹였을 것이다. 호정에게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얼어붙은 호수에서 벗어나는 일이 슬프고, 힘겨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이 녹은 이후가 어떻든 그 공간에 생겨 난 은기와의 따뜻했던 기억은 호정에게는 한걸음 나아갈 힘으로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 『호수의 일』을 읽는 동안 호정을 응원했다. 그리고 호정과 그 주변 인물의 상황, 말과 행동으로 유년의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외에도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담아내면서 현재까지도 거론되는 사회 문제에 관해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블라인드로 진행되었던 『호수의 일』의 작가는 『푸른 사자 와니니』, 『두 번째 엔딩』 등을 집필한 이현 작가였다. 인물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담아내었기에 현재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 청소년기를 지내 온 이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호수의일 #창비 #블라인드가제본 #청춘소설 #책리뷰 #소설추천